글로벌 반도체 업계, '데이터센터' 덕에 웃는다

글로벌 반도체 업계, '데이터센터' 덕에 웃는다

올 1분기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에도 글로벌 반도체 업체들이 호실적을 기록했다. 재택근무 등 비대면 업무환경이 늘어나면서 서버용 반도체 수요가 폭증하자 이들 실적에 긍정적인 영향을 줬기 때문이다. 인텔, SK하이닉스, 난야, 마이크론테크놀로지 등의 1분기 실적이 그 예다. 다수 메모리 업체들은 2분기에도 서버 호황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인텔의 2020년 1분기 실적. <사진=인텔>
인텔의 2020년 1분기 실적. <사진=인텔>

최근 인텔은 올 1분기 경영실적을 발표하고 매출은 198억달러(약 24조4600억원)로 작년 대비 23%나 올랐고, 영업이익은 70억달러(약 8조6500억원)로 지난해 같은 기간 기록한 42억달러보다 무려 69%나 증가했다고 밝혔다.

특히 서버용 데이터센터그룹(DCG) 성장이 두드러졌다. 이 부문에서 작년 동기 대비 매출 43%나 올랐다.

인텔은 데이터센터용 제품에서 특히 강세를 띄는 기업이다. 글로벌 서버용 중앙처리장치(CPU) 시장에서 95% 이상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고, 새로운 메모리 장치인 옵테인 DC 퍼시스턴트 메모리도 지난해 출시하며 데이터센터 제품군을 확보했다. 대용량 저장장치인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도 서버 분야에서는 선두권을 달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SK하이닉스 2020년 1분기 실적. <자료:SK하이닉스>
SK하이닉스 2020년 1분기 실적. <자료:SK하이닉스>

최근 실적을 발표한 SK하이닉스도 서버용 D램 판매 호조로 1분기 깜짝 실적을 발표했다. 영업이익은 8003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200% 이상 성장한 데다 당초 시장 컨센서스였던 5000억원대를 대폭 상회하는 실적을 거뒀다.

글로벌 반도체 업체들이 웃은 이유는 서버용 반도체 제품 수요가 폭증했기 때문이다. 코로나19로 IT시장 규모가 예상에 비해 쪼그라들었지만, 화상회의나 온라인 교육 등 사용자들이 가정에서 클라우드를 사용해야 할 일이 늘어났다. 이에 따라 데이터센터 주요 구성 부품인 CPU, D램, 낸드플래시 등 제품 판매가 호조를 띈 것이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서버 제품은 대형 데이터센터 기업 투자 재개와 함께 비대면 업무환경이 조성되면서 코로나19 영향을 상대적으로 덜 받는다”고 설명했다.

다수 회사들은 앞으로 반도체 시장의 불확실성이 큰 것을 전제하면서도, 2분기 역시 서버용 반도체 제품 실적이 견조할 것으로 전망했다.

대만업체인 난야의 이페이잉 사장은 “단기적으로 서버, PC, 네트워크 장비 수요는 지속 상승해 스마트폰 D램 수요 감소를 상쇄할 것”이라고 말했다.

1분기 시장 전망치를 상회한 마이크론테크놀로지 측도 “3분기에도 세계 데이터센터 수요는 상당히 강할 것으로 보이며, 이는 공급 부족 현상을 야기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증권업계는 서버 D램 호조에 힘입어 SK하이닉스 영업이익 실적이 2분기 1조원, 3분기 2조원 넘을 것으로 예측했다.

D램, 낸드플래시 시장에서 글로벌 1위를 달리고 있는 삼성전자는 29일 실적 발표회를 열고 구체적인 1분기 매출 분석과 함께 서버용 반도체 시장 흐름을 설명할 것으로 보인다.

강해령기자 k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