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급성장 파운드리 시장 '진격'…평택 EUV 파운드리 추가 투자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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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증하는 고성능 반도체 수요 흡수
기술력·생산량 퀀텀점프 시도
점유율 1위 TSMC 추격 발반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전경. <사진=삼성전자>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전경. <사진=삼성전자>>
📁관련 통계자료 다운로드세계 파운드리 시장 규모

삼성전자가 평택 캠퍼스에 EUV 파운드리 라인을 추가 투자하는 것은 꾸준히 성장하는 세계 파운드리 시장을 적극 공략하기 위한 것이다. 5G, 사물인터넷(IoT), 슈퍼컴퓨터, 인공지능(AI) 등 새로운 IT 시장이 열리면서 고성능 반도체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최첨단 공정인 극자외선(EUV) 기술을 기반으로 파운드리 사업 덩치를 키워가고 있다. 또 50% 이상 시장점유율을 차지한 대만 TSMC 뒤를 바짝 쫓아 2030년 시스템반도체 분야 1위 비전을 달성하겠다는 포부다.

지난해 IC인사이츠 자료에 따르면 2018년 세계 파운드리 시장 규모는 710억달러(약 87조원)로, 지난 8년 간 단 한 번의 감소 없이 우상향 곡선을 그리고 있다. 시장이 커지는 이유는 새로운 IT 시장이 열리면서 기기 성능을 좌우하는 최첨단 반도체 수요가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자율주행 기술 발달로 자동차에도 두뇌 역할을 하는 중앙처리장치(CPU)와 전력관리반도체(PMIC)가 탑재되고, 5G와 AI 기술이 산업 전반에 영향을 미치면서 대용량 데이터를 빠르고 정확한 연산을 할 수 있는 칩이 곳곳에서 필요해졌다.

게다가 퀄컴, 엔비디아 등 굴지의 칩 설계 전문업체 외에도 구글, 페이스북, 전기차 업체 테슬라 등 IT 업체가 아예 직접 칩을 생산하고 있는 점도 파운드리 사업 성장의 중요한 이유다.

연간 파운드리 시장 규모와 업체별 매출. <자료=IC인사이츠, 한국반도체산업협회>
<연간 파운드리 시장 규모와 업체별 매출. <자료=IC인사이츠, 한국반도체산업협회>>

그러나 이들의 고성능 칩을 생산해줄 수 있는 칩 업체는 세계 시장에서도 많지 않다. 칩 면적은 줄고 성능은 고도화하다보니 10나노미터(㎚) 이하 초미세 공정을 도입해야 하는데, 이 기술을 구현할 수 있는 회사는 파운드리 세계 1위 업체 TSMC와 삼성전자 외에는 전무하다. 미국 글로벌파운드리는 비용과 공정 개발의 어려움으로 7나노 이하 공정 포기를 선언하기도 했다.

삼성전자는 풍부한 자본과 메모리 반도체 선진 공정 도입 경험을 기반으로 적극적으로 파운드리 시장으로 진격하고 있다. 세계에서 처음 7나노 칩 생산에 EUV 공정을 도입하면서 파운드리 시장에서 절반 이상의 점유율을 확보한 TSMC 뒤를 바짝 쫓겠다는 포부를 드러내고 있다.

실제 지난해 EUV 공정을 전면에 내세워 영업하면서 퀄컴 스냅드래곤, 엔비디아 그래픽처리장치(GPU)등 세계적인 설계 기업의 주력 칩 생산을 수주했다.

김기남 삼성전자 부회장은 지난 3월 주주총회에서 “현재 삼성 파운드리와 대만의 큰 회사(TSMC)의 격차가 있는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첨단공정 측면에서는 대만 회사에 비해 절대로 뒤지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는 “최근 많은 파운드리 고객들이 삼성으로 오고 있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이번 평택 EUV 파운드리 라인 구축은 파운드리 공정의 '질'뿐 아니라 '양'으로도 승부수를 띄우겠다는 전략이 깔린 것으로 풀이된다. 평택에서는 P2뿐 아니라 연말 완공 예정인 P-EUV 동에서도 EUV를 활용한 D램과 함께 시스템 반도체 생산도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올 2월 7나노 이하 공정을 구현할 수 있는 EUV 전용 'V1 라인' 양산이 시작된 지 약 3개월 만에 이번 투자를 결정해 눈길을 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중장기적 관점에서 수요가 있다고 판단해 투자를 확대한 것”이라며 “삼성전자의 파운드리 역량이 확대될 수 있는 기회”라고 전했다.

평택 P2 EUV 파운드리가 내년 말 가동되면 삼성전자 파운드리 매출도 늘어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2017년 삼성전자 파운드리 사업부 매출은 46억달러에 불과했지만, 2018년부터 지난해까지 연간 100억달러 안팎 매출을 기록하는 등 가파른 성장세를 이어가는 것으로 파악된다.

강해령기자 k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