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본, 인공지능(AI)으로 이용자 주소 변경···민간사업 침해 논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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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정사업본부가 고객 주소 변동을 인공지능(AI)이 감지해 간편하게 변경하는 '머신러닝 기반 간편 주소관리 서비스' 개발에 착수한다. 고객 편의를 높이고, 우편물 반송으로 인한 자원 낭비를 줄이기 위한 목적이다.

하지만 일각에선 민간 사업과 충돌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우본 산하 한국우편산업진흥원은 머신러닝 기반 간편 주소관리 서비스 개발을 위한 입찰을 실시했다. 이용자 주소 파악을 위한 AI를 개발, 고객 주소변동을 자동으로 파악해 무료로 변경해주는 게 골자다.

우본이 구축하는 AI는 모바일우편사서함 사전 신청 이용자에 우편·택배 배송주소 등이 실제 배달 결과와 일치하는지 변화를 탐지하고, 최신 주소지를 추정해 고객에 일치하는지 문의한다. 이후 이용자가 동의하면, 이를 기반으로 다양한 발송기관에 최신화된 주소를 통보한다.

이용자는 문자메시지 동의 한 번으로 주소지를 일괄 변경할 수 있게 된다. 가족 구성원 중 1명만 주소를 변경하면 다른 구성원도 변경할 수 있도록 한다. 장기적으로는 온라인 쇼핑에서 상품을 구매하고 상품 수령 주소를 입력하지 않아도 우체국에서 알아서 배송하는 서비스까지 제공받을 수 있다.

주소변경 수수료는 우편물 발송기업에 부과돼, 고객에는 무료다.

우본은 서비스 상용화를 위해 약 16억원을 투입해 △머신러닝을 활용한 주소변경탐지 알고리즘 △간편 주소 관리 시스템 △주소 표준화 데이터 셋 등을 개발한다.

이용자는 우체국이 자동으로 주소를 변경해주고, 주소 입력과정을 아예 생략할 수 있어 편의가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우본은 반송우편물 미발생에 따른 우편물 제작과 발송비용을 연간 약 968억원 절감할 것으로 기대했다.

하지만 우본의 주소변경서비스에 대해 일각에서 민간사업과 개인정보 침해 논란을 제기했다.

주소변경서비스는 KT무빙 등 민간대행사가 제공한다. 대행사는 이용자가 주소변경을 신청하면 이동통신, 신용카드, 금융사 등 제휴사에 통보해 고객DB 주소가 변경되는 서비스를 운영 중이다. 대행사는 기업으로부터 수수료를 받는 구조로, 고객이 새로운 주소지를 입력한다는 점을 제외하면, 머신러닝기반 서비스와 유사하다.

민간 주소변경 서비스는 우본이 준비하는 머신러닝 기반 주소관리와 서비스 모델이 사실상 겹치며, 수익이 잠식될 것이라는 우려다.

주소변경 대행사 관계자는 “공공기관이 공공데이터를 활용해 민간서비스와 유사·중복되는 서비스를 제공해서는 안된다는 '공공데이터 제공 및 이용활성화에 관한 법률'에 위배된다”며 “우본이 사업을 중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우본 머신러닝 기반 주소변경이 구성원의 신청으로 가족 주소까지 일괄변경하도록 하는 것은 정보주체 동의 시에만 개인정보를 활용하도록 한 개인정보보호법에 위배될 가능성이 높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이 같은 우려에 대해 우본 관계자는 “우체국 주거(주소)이전서비스는 1975년부터 제공해오고 있어 민간서비스 침해가 아니며, 우편서비스의 국민편의 제공을 위해 능동적으로 우편서비스 개선방법을 찾고 있다"며, "개인정보와 관련해서도, 국민의 개인정보 보호를 위해 철저히 사전동의를 받아 진행하겠다"고 말했다.

박지성기자 jisu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