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CEO]허욱 H&P로지스 대표 "IT 물류, 日 넘어 세계 최고 노린다"

허욱 H&P로지스 대표
허욱 H&P로지스 대표

지난달 창립 다섯 돌을 맞은 H&P로지스는 국내에서 보기 드문 정보기술(IT) 산업 전문 물류업체다. 반도체와 디스플레이는 물론 태양광, 헬스케어 등 정밀한 물류 서비스가 요구되는 시장을 집중 공략하며 기존 사업자들과 차별화된 신시장 확보에 성공했다.

“우리는 IT 산업 생산과 소비가 한·중·일에 집중된 것에 주목했습니다. 삼국에서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는 물류 흐름을 입체 분석, 새로운 길을 개척했죠. 그동안 세계 각지에서 다양한 고객사를 확보, 강소물류 기업으로서 글로벌 시장을 적극 공략하고 있습니다.”

허욱 H&P로지스 대표는 지난 1991년 국내 물류 대기업에 입사한 이후 30년여 동안 일본 도쿄법인장, 글로벌사업본부장 등을 두루 경험했다. 그러나 허 대표는 돌연 임원으로서 안정된 자리를 박차고 스타트업 설립에 나섰다. 변화가 적은 물류산업에서 창업으로 성공 모델을 남기고 싶다는 갈증이 있었기 때문이다.

허 대표는 1일 “창업 당시 일본계 업체가 IT 정밀기기 생산설비 운송 시장을 주도하고 있었다”면서 “지난 5년 동안 인프라 자산 확보와 전문 인력 양성에 집중, 시장 경쟁력을 길렀다”고 말했다.

H&P로지스는 지난해 국내외에서 850억원을 웃도는 매출을 기록했다. 창업 5년 만에 세계 2~3위 수준의 실적을 내며 그동안 시장을 독식해 온 일본 업체를 턱밑까지 추격했다. 경쟁력 있는 물류 인프라와 공격적 마케팅 전략을 무기로 한국과 중국에서 잇달아 거대 고객사를 확보한 덕이다.

허 대표는 “그동안 항온·항습 컨테이너, 무진동 트레일러 등 인프라와 운송 경험은 일본 업체를 대체할 수준까지 성장했다”면서 “우리나라가 머지않아 소재·부품·장비(소부장)에 이어 IT 물류에서 일본을 넘어설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H&P로지스 한중일 일괄운송 프로세스 자료:H&P로지스 홈페이지
H&P로지스 한중일 일괄운송 프로세스 자료:H&P로지스 홈페이지

허 대표는 현재 코로나19 이후 급변할 글로벌밸류체인(GVC)에 주목하고 있다. 리쇼어링(해외 진출 기업의 본국 회귀)이 본격화되면 국내 물류 수요가 증가할 공산이 크기 때문이다.

허 대표는 “포스트 코로나 시대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등 4차 산업혁명 시대 신기술을 결합한 새로운 물류 전략이 요구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허 대표는 올 하반기 글로벌 경쟁력 강화에 한층 힘을 쏟는다. 한·중·일 간 IT 정밀기기의 반입·반출은 물론 운송, 포장, 보관, 통관, 설치(세트업) 영역까지 종합 물류 서비스 제공에 역량을 집중할 계획이다.

허 대표는 “친환경 물류 선두 주자로서 국내 제일을 자부한다”면서 “높은 가격 경쟁력으로 고객사에 고품질 서비스를 제공, 상생·협력할 수 있는 강소기업으로 우뚝 서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윤희석기자 pionee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