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노멀 시대, 산업 '수직 통합' 생태계 만들어야”...이규택 R&D전략기획단 MD

생산·SW·유통·서비스 아우른 기업 육성
정책 대전환 통해 애플·테슬라 추격 발판
GVC 변화 등 뉴노멀 적응에 사활 걸어야

이규택 산업통상자원 R&D전략기획단 신산업 MD. 이동근 기자 foto@etnews.com
이규택 산업통상자원 R&D전략기획단 신산업 MD. 이동근 기자 foto@etnews.com

“코로나19 싸움은 장기적으로 봐야 합니다. 백신이 개발되더라도 치료제가 없으면 완전한 검증이 쉽지 않습니다. 지금과 같은 '뉴노멀(New Normal)'이 산업에서도 일상이 될 것입니다.”

이규택 산업통상자원 R&D전략기획단 신산업 투자관리자(MD)는 코로나19가 장기화하는 상황에 대비해 산업 정책을 수립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수 국가에서 사활을 걸고 있는 코로나19 백신이 개발되더라도 치료제가 없으면 효과 검증이 쉽지 않고 결국 급격한 산업환경 변화를 불러오기 때문이다.

이 MD는 산업환경 초변동 요인으로 △GVC 패러다임 변화 △코로나19 대응 △생산가능인구 감소를 꼽았다.

우선 코로나19가 서서히 진행되던 글로벌공급망(GVC)의 변화를 가속화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GVC는 기업이 상품·서비스를 생산하기 위한 공급망 관리 활동이 세계화되는 것으로 삼성전자 같은 글로벌 기업은 중국·동남아시아를 생산 거점으로 활용하고 일본에서 소재를 수입하는 등 GVC를 활용해 생산 효율을 극대화 해왔다. 하지만 2011년부터 제조업의 중간재 교역 규모가 줄어드는 등 GVC에 변화가 일어나기 시작했다. 이에 더해 코로나19가 GVC 변화 기폭제로 작용했다는 것이 이 MD 진단이다.

이 MD는 “세계 각국에서 '리쇼어링(reshoring)' 정책을 펴고 스마트공장 등 기술이 발전하면서 GVC가 서서히 변화해 왔는데 코로나19로 GVC가 갑자기 멈추는 사태(Sudden Stop)가 발생하기도 했다”면서 “한 예로 중국에서 생산하는 '와이어링 하네스' 같은 부품의 공급중단이 우리나라 자동차 공장을 세우기도 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그나마 우리나라는 지난해 7월 일본 수출규제로 자유무역의 가치가 깨질 수 있다는 점을 미리 학습했다”면서 “이제는 GVC가 상수가 아닌 변수임을 고려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 MD는 GVC 변화, 코로나19 일상화와 더불어 생산가능인구 감소가 겹치면서 우리나라 산업환경은 유례없는 수준으로 변화를 겪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같은 상황에 대비해 바이오와 인공지능(AI), 서비스 등 비대면을 전제로 하는 미래 신산업을 키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MD는 “그동안 사람이 노동력을 제공하는 생산 주체였다면 뉴노멀 시대에는 소비하는 주체가 돼야 한다”면서 “이를 위해 정보통신기술(ICT)과 소프트웨어(SW) 기반 비대면 산업을 키워야 한다”고 밝혔다.

또한 우리나라 산업 내에서의 '수직 통합(vertical integration)'을 이뤄 글로벌 기업과 경쟁할 수 있는 생태계를 조성해야 한다고도 했다. 제품 생산부터 앱(애플리케이션) 유통, SW 판매 그리고 서비스까지 아우르는 수직 통합으로 애플은 스마트폰의 절대강자가 됐고 최근 테슬라가 전기차와 자율주행차 분야의 애플이 되어가고 있다.

이 MD는 “우리나라 안에서 수직 통합이 가능한 산업 생태계를 만들어야 애플, 테슬라와 같은 글로벌 기업과 경쟁할 수 있다”면서 “정부가 연구개발(R&D) 지원, 세제 혜택 등 기업이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방향으로 도우면서, 국내서도 수직 통합이 가능하도록 생태계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변상근기자 sgby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