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불황 속 '1톤 전기트럭' 없어서 못 판다"…포터, 전기차 판매 1위 질주

코로나19로 경기 불황이 장기화되는 가운데 '소상공인의 발'로 불리는 1톤 소형트럭 시장에 전기차 바람이 불고 있다. 포터 전기차 버전인 '포터 일렉트릭'이 출시 1년여 만에 경제성과 친환경성을 바탕으로 올해 국내 전기차 판매 1위에 올랐다. 배출가스 저감 정책이 강화되면서 디젤이 주류였던 상용차 시장에도 전동화 전환이 가속화될 전망이다.

현대차 포터 일렉트릭.
현대차 포터 일렉트릭.

14일 전자신문이 올해 1~11월 전기차 판매 실적을 취합한 결과 1톤 전기트럭 포터 일렉트릭은 8585대가 팔려 승용 전기차를 제치고 국내 전기차 판매 1위를 차지했다. 플랫폼 등을 공유하는 기아차 봉고 EV도 4523대가 판매됐다. 두 모델 올해 누적 판매량은 1만3108대로 출시 1년여 만에 전체 1톤 트럭 시장의 10%를 점유했다.

1톤 전기트럭은 업계 우려와 달리 소상공인들의 전폭적 지지를 얻었다. 애초 업계 일각에서는 화물을 싣고 교통정체가 극심한 도심 등 가혹 조건에서 운행하는 1톤 트럭 특성상 전기차가 부적합할 것이라는 인식이 있었다. 그러나 포터 일렉트릭은 출시 전 3000여대를 계약 받은 데 이어 지역에 따라 보조금이 부족해 구매를 내년으로 미룰 정도로 꾸준한 인기를 얻고 있다.

현대차 포터 일렉트릭 실내.
현대차 포터 일렉트릭 실내.

구매자들이 꼽는 1톤 전기트럭의 가장 큰 강점은 경제성이다. 포터 일렉트릭은 등록 단계 세제 혜택(취득세 140만원·공채 250만원 한도 감면)과 화물 전기차 보조금(1800만원 이상)으로 합리적 가격에 구매할 수 있다. 신차 가격은 4060만~4274만원이지만, 세제 혜택과 보조금을 더한 실제 구매 가격은 1000만원 후반대에서 2000만원 초반대로 디젤차와 비슷하다.

연간 연료비는 기존 포터 디젤의 50% 수준에 불과하다. 포터 일렉트릭 전비를 디젤 연비와 비교하면 1년 70만원, 3년 210만원까지 연료비를 절감할 수 있다. 공영주차장 주차비와 고속도로 통행료 할인 등 다른 전기차 혜택도 받을 수 있다.

성능에 대한 만족도 역시 높다. 포터 일렉트릭은 완충 시 211㎞ 주행할 수 있다. 135㎾ 모터와 58.8㎾h 배터리를 탑재해 등판능력을 확보하는 등 기존 디젤과 출력 면에서 부족함이 없다. 소음도 거의 발생하지 않아 운전 피로도를 현저히 줄였다. 100㎾ 급속충전기 사용 시 54분 만에 80%까지 충전할 수 있어 충전 부담도 적다.

현대차 포터 일렉트릭.
현대차 포터 일렉트릭.

부족했던 첨단 장비 보강도 인기 비결이다. 포터 일렉트릭은 적재 중량을 실시간으로 감지해 주행 가능 거리를 안내하는 기술을 탑재했다. 여기에 전동식 파킹 브레이크와 스마트키를 전 트림에 기본 장착했다. 상위 트림은 전방 충돌방지 보조(FCA), 차로 이탈방지 보조(LKA), 운전자 주의 경고(DAW), 동승석 에어백 등을 추가 제공했다.

업계는 연말까지 1톤 전기트럭 계약과 출고가 계속되면서 새해에도 판매 상승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현대차는 포터 일렉트릭에 이어 중형급 버스와 트럭으로 전기차 라인업을 확대하고 있다. 올해 6월 한 번 충전으로 250㎞를 달리는 중형 전기버스 '카운티 일렉트릭'을 선보였고 중형 전기트럭 '마이티 일렉트릭'도 개발하고 있다. 2025년까지 전기차와 수소차를 포함한 17개의 상용차 전동화 모델 라인업을 구축할 방침이다.

업계 관계자는 “포터 일렉트릭 판매 1위 등극으로 승용차를 넘어 상용차 시장에서도 전기차 가능성을 입증했다”면서 “소비자 인식 개선과 배출가스 저감 정책에 따라 전기 상용차 시장도 소형에서 중대형으로 확대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정치연기자 chiye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