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 초소형 전기차 넘어 '고속 전기차' 시동

대창모터스·쎄미시스코, 사업 확대
보조금 자격 획득…내달부터 판매

국내 중소기업들이 완성차 세그먼트 가운데 가장 낮은 초소형보다 한 단계 높은 경·소형급 고속 전기차 시장에 진출한다.

전기차는 내연기관에 비해 부품이 크게 적어 진입장벽이 낮지만 안전성은 물론 안정 주행 성능 구현 등 자동차 본연의 성능을 갖추는 건 여전히 어렵다. 중소업체가 수년간 초소형 전기차에서 쌓은 경험과 독자 기술로 일반 전기차 시장에 도전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국내 중소기업 대창모터스와 쎄미시스코가 각각 전기 상용차(0.6톤급) 및 승용 전기차 개발을 완료하고 경·소형차 시장으로 사업 영역을 확대한다고 14일 밝혔다.

두 회사 모두 초소형 전기차에 비해 한 차원 높은 수준의 차량 안전 및 성능 평가 인증을 마쳤다. 각종 평가를 통해 정부가 지원하는 전기차 보조금 자격까지 획득했다. 다음 달부터 본격 판매에 나선다.

대창모터스 0.6톤급 전기 상용차 다니고 밴.
대창모터스 0.6톤급 전기 상용차 다니고 밴.

앞으로 초소형보다는 경형 전기차 시장에 집중한다는 전략이다.

쎄미시스코와 대창모터스는 국내에서 가장 먼저 초소형 전기차 시장에 진출한 회사다. 지난 2017년부터 초소형 전기차 제작·생산을 통해 기술력을 쌓았다.

국내에선 전기차 플랫폼(차체·섀시)을 구할 수 없어 중국산을 쓰지만 배터리 시스템뿐만 아니라 각종 전자제어 장치와 차량 제작·생산은 자체 기술로 해결했다.

쎄미시스코 경형 전기차 EV Z.
쎄미시스코 경형 전기차 EV Z.

특히 대창모터스는 테슬라 등 글로벌 완성차 대기업에 차체 등을 공급하는 명신에 생산 위탁을 맡겼다.

이들 업체는 차체·섀시와 전동모터·배터리셀 등 기성품을 제외하고 안전성제어장치(ESC)·전자식동력조향장치(EPS)·미끄럼방지제동장치(ABS)를 비롯해 에어백, 배터리시스템, 냉난방 공조시스템, 타이어공기압감지시스템(TPMS) 등을 대부분 독자 개발했다. 여기에 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ADAS)과 차량관제서비스(FMS), 급속 충전시스템 등 전동화 차량에 특화된 기술까지 차량에 적용했다.

두 회사 모두 이미 수백대 예약까지 확보한 상태다.

이순종 쎄미시스코 사장은 “우리는 이제 초소형 전기차 회사가 아니고 경형 전기차 업체”라면서 “플랫폼이나 외관은 개발비와 시간을 줄이기 위해 외산품을 쓰지만 차량 구동에 필요한 각종 전자제어장치와 배터리시스템 등 전동화시스템은 자체 기술로 개발, 생산 체계까지 갖췄다”고 말했다.

쎄미시스코 'EV Z'의 출고 가격은 2750만원으로, 국고 보조금과 지방자치단체 추가 보조금 적용 시 수도권과 6대 광역시 내에서는 1360만~1610만원에 구입할 수 있다. 대창모터스 0.6톤급 전기 상용차 '다니고 밴'은 3000만원 중·후반대로, 국가 보조금을 받으면 1000만원대 중반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박태준기자 gaiu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