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져가는 이용자 불만, "운영에 강제성 부여해야"

게티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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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란드 정부가 게임의 미래에서 희대의 사기극으로 전락한 '사이버펑크2077' 개발사 CD프로젝트레드를 조사한다. 조사 결과에 따라 연매출 10%까지 벌금을 낼 수 있다. 이에 한국도 게임 출시 이후 이슈에 적당한 강제성을 부여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폴란드 정부가 CD프로젝트레드를 조사하는 이유는 게임이 '제대로' 동작하지 않게 만들고서는 소비자에게 구매판단을 왜곡할 수 있는 마케팅활동을 벌였기 때문이다. CD프로젝트레드는 출시 전 게임이 현세대 콘솔에서 문제없이 작동한다고 밝혔으나 미진한 최적화와 플레이를 할 수 없을 정도의 퍼포먼스를 보였다. 콘솔 기기는 PC와 달리 정해진 구성이 존재하기에 업그레이드나 주변 기기 등을 충족한다면 게임을 원활히 즐길 수 있다는 반박도 어려운 상태다.

폴란드 당국은 개발사에 게임의 문제점과 이를 해결하기 위해 했던 조치, 앞으로의 계획에 대한 답변을 요청했다.

폴란드는 불공정한 시장 관행에 대해 소비자를 보호하기 위해 해당 업체에 벌금을 물릴 수 있다. 시장관례가 도덕성에 반하거나 제품계약 체결 전, 또는 결론 후에 소비자 구매판단 등 시장 행동을 왜곡하거나 왜곡할 수 있다면 부당행위로 판단한다.

관건은 '제대로' 플레이할 수 있는 기준이다. 사이버펑크2077처럼 다양한 스크립트가 맞물리는 게임은 대체로 버그가 다수 존재한다. 좋은 게임으로 평가되는 '엘더스크롤6'나 '폴아웃:뉴 베가스', '디비전' 등도 발매초기 버그로 게임플레이가 불가능한 경우가 있었다. 게임 진행에 필수적인 퀘스트 진행과 각종 기능의 구현여부로 판가름 날 것으로 보인다.

이에 국내에도 사후 모니터링을 통해 적절한 강제성을 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한국은 폴란드처럼 정부가 나서는 경우는 드물다. 약관과 공정거래위원회 고시, 문화체육관광부 표준약관 등에 따라 업체가 주도적으로 민원을 받고 구제해주는 방식이다.

국내는 패키지게임 보다는 지속해서 업데이트하고 이용자가 끊임없이 활동하는 온라인 게임이라 게임이 제대로 작동하는 하는지에 대한 판단기준이 명확하지 않은 편이다. 대신 운영과 환불에서 민원이 다수 발생한다. 운영이 곧 제대로 된 기능제공과 같다고 판단할 수 있다.

하지만 운영은 기준을 정해 판단하기 쉽지 않다. 결국 게임사 판단을 견제할만한 장치가 없어 불만 있으면 이용자가 떠나는 시장 흐름에 맡길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소비자보호원에 따르면 2020년 상반기 게임 이용자가 가장 많이 민원을 제기한 항목은 '아이템'이다. 69%가 불만을 표했다. 아이템과 관련한 불만은 이벤트, 뽑기 등 운영과 기획 영역을 모두 아우른다.

게임에 불만이 있는 이용자들은 결집해 집단 행동을 취하고 있다. 소비자 보호를 소비자 스스로 하는 셈이다.

넷마블 '세븐나이츠' '페이트 그랜드 오더', 넥슨 '던전 앤 파이터' '피파온라인4' '마비노기 영웅전' '사이퍼즈' '바람의 나라 연', 스마일게이트 '에픽세븐' 등 대형게임뿐 아니라 소규모 중소게임에서도 집단 쟁의를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게임사의 독단 행동에 책임을 물을 수 있는 방안이 20대 국회에서 논의됐지만 이뤄지지 않았다.

모 게임의 집단행동을 이끄는 A씨는 “이용자를 과금 목표로만 보는 이해할 수 없는 운영과 소통 없는 결정에 더 이상 침묵할 수 없어 모이기 시작했다”며 “소비자가 스스로 지키는 것보다 규제당국에서 적절한 조치를 마련한다면 더 시장이 개선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현수기자 hsool@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