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려워도 상생”…백화점, 중기·소상공인 협력 확대하자

중기중앙회·백화점협회, 작년 우수사례 발표

20일 오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열린 중소상공인-백화점 상생 우수사례 발표회에서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일 오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열린 중소상공인-백화점 상생 우수사례 발표회에서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국내 백화점 업계가 지난해 코로나19 타격에도 중소상공인 상생 지원에 나섰다. 법적 규제가 아닌 민간 차원의 자발적 상생을 통해 우수 협력 모델을 구축하자는 분위기 확산이 기대된다.

중소기업중앙회와 한국백화점협회는 20일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 KBIZ홀에서 중소상공인-백화점 상생 우수사례를 발표했다. 이번 행사는 코로나19 확산으로 유통업 전반이 위축된 상황에서도 중소상공인 판로와 자금을 지원해온 5대 백화점의 상생 모델을 소개하기 위해 마련됐다.

한국백화점협회장인 황범석 롯데백화점 대표를 비롯해 차정호 신세계백화점 대표, 김형종 현대백화점 대표, 김은수 갤러리아 대표, 김재천 AK플라자 대표 등 국내 주요 백화점 5개사 대표가 참석했다.

황범석 백화점협회장은 “지난해 백화점도 힘들었지만 중소 협력사에게 더욱 혹독했던 한 해”라며 “뉴노멀 시대 유통시장 변화는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함께 만들어가야 한다. 백화점 업계는 중소 협력업체와 함께 고민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백화점은 코로나19 타격을 입은 대표 업종이다. 국내 백화점은 지난해 매출이 27조8700억원으로 전년대비 6.3% 감소한 것으로 추산된다. 어렵게 넘은 30조원대 벽마저 다시 무너졌다. 잦은 휴점과 집객 감소로 타격을 받았다.

그럼에도 백화점들은 지난해 상생 노력을 기울였다. 자금 유동성 확보와 경영 지원, 안정적 판로 제공 등 각 사마다 실효성 있고 지속 가능한 상생 지원이 잇달았다.

갤러리아에 입점한 한양분식은 코로나 사태로 매출이 급감했지만, 백화점 측이 자발적으로 3개월간 판매수수료를 인하해 직원 수를 유지할 수 있었다. 롯데쇼핑은 3260억원 규모의 동반성장기금 펀드를 조성해 협력사 자금 운용에 숨통을 틔웠다. 현대백화점도 중소협력사 임직원 자녀에게 장학금을 지원했다.

이날 발표회에서 정연승 한국유통학회 차기 회장은 대·중소 유통업체간 상생 노력이 필요 '유통-제조 상생협력 방안'을 발표했다. △유통-제조간 판로연계형 사업 확대 △상품기획에서 브랜딩까지 이어지는 토탈케어 △유통 상생 교육 플랫폼 도입 △유통 상생지수 개발 및 고도화 등을 제안했다.

특히 정연승 교수는 유통 규제에 앞서 소비자 가치를 평가할 수 있는 소비자 후생지수 개발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소비자 관점에서 다양한 가치 지표 연구를 선제적으로 진행한 후 유통업 규제를 논의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김기문 중기중앙회장은 대기업을 옥죄는 법보다는 민간의 자발적 상생 노력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김 회장은 “유통 환경이 급변하면서 백화점과 입점 중소기업은 경쟁 관계가 아닌 대등한 공생 관계가 됐다”면서 “대·중소기업이 함께 성장하기 위해서는 법적 규제보다는 협력을 통한 민간 차원의 상생이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박준호기자 junh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