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데이터 본허가 문턱 넘은 은행권, '데이터 확보戰' 돌입

새롭고 편리한 플랫폼 자리매김 관건
'통합자산관리' 주요 서비스로 내세워
신한 '마이자산' 실물·디지털자산 관리
농협 'NH자산플러스' 개인 맞춤형 분석

ⓒ게티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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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이터(본인신용정보관리업) 본허가 문턱을 넘은 은행이 새로운 시장 선점에 유리한 입지를 확보함에 따라 관련 서비스 확대에 속도를 낸다. 이제 막 시장이 개화한 만큼 기술을 잘 활용해 어떻게 새롭고 편리한 서비스를 선보여 사용자 핵심 금융 플랫폼으로 자리매김하느냐가 관건이다. 기존 금융권뿐만 아니라 통신, 콘텐츠 등 다양한 업종과 제휴를 맺고 고객 패턴을 정확히 분석할 수 있는 데이터를 확보하기 위한 제휴 경쟁이 치열해질 전망이다.

금융위원회 마이데이터 본허가를 획득한 은행은 KB국민은행, NH농협은행, 신한은행, 우리은행, SC제일은행이다. 이들은 기존 선보인 초기 마이데이터 서비스를 업그레이드한 버전을 상반기 중 선보여 사용자 공략에 나설 방침이다.

마이데이터 환경에서는 흩어진 금융정보를 모아 확인하는 수준을 넘어 개인 금융생활 패턴, 자산형성 목표, 연령대 등 다양한 데이터를 분석해 인공지능(AI) 기반으로 금융상품을 추천해준다. 소비자가 전체 금융 데이터를 기반으로 조회·분석해볼 수 있게 된다. D보험사 상품을 E금융사에서 가입할 수 있는 등 전체 금융상품을 쉽게 비교·가입할 수 있는 환경이 열리는 것이다.

금융 데이터뿐만 아니라 통신, 콘텐츠 등 다양한 분야에 걸친 고객 데이터를 확보하면 고객의 라이프스타일 패턴을 파악할 수 있다. 이 데이터를 기반으로 고객에게 새로운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은 물론 장기적으로 기업간 신규 비즈니스 모델을 발굴하는데 유용할 수 있다.

현재 각 은행은 주요 마이데이터 서비스로 '통합자산관리'를 핵심으로 내세웠다.

신한은행은 지난해 10월 신한 쏠(SOL)에 '마이(MY)자산'을 선보이고 통합자산관리 서비스에 돌입하면서 마이데이터 경쟁에 뛰어들었다. 마이자산에서 은행 금융 데이터뿐만 아니라 카드, 증권, 보험, 부동산, 연금 등 모든 금융자산을 한 눈에 관리할 수 있다. 마이데이터 본허가에 맞춰 오는 4월 새롭게 구성한 버전을 선보일 계획이다.

신한금융그룹 상품을 넘어 전 금융기관 상품 정보 데이터를 구축하고 AI 기반으로 상품을 추천하는 알고리즘도 준비하고 있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장기 관점에서 자산 범위를 확장해 실물자산과 디지털자산까지 관리·운용할 수 있는 정보계좌 업무를 선보일 계획”이라며 “개인 데이터나 한정판 운동화 같은 데이터로도 자산을 형성할 수 있어 이를 관리할 수 있도록 다양한 이종산업과 협업을 추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NH농협은행은 지난해 12월 선보인 'NH자산플러스'를 전면에 내세웠다. 자신의 금융자산을 한 눈에 확인하고 여러 금융사의 자산과 소비분석 데이터를 제공한다. 현재 증권, 카드, 저축은행 등 130개 기관 자산을 수집해 연동하면서 은행권 유사 개인종합자산관리 서비스 중 최대 수준을 구현했다.

농협은행은 내달 중 자산과 소비가 어디에 집중됐고 무엇이 부족한지 분석할 수 있도록 자산플러스 서비스를 업그레이드할 계획이다.

KB국민은행은 'KB마이머니'를 마이데이터 핵심 서비스로 내걸었다. KB마이머니는 비대면 자산관리 서비스로 출발했으며 타 은행, 카드, 증권, 보험 등 자산까지 관리할 수 있도록 전면 개편했다. 보유자산을 컨설팅하고 이에 따라 상품을 추천해준다.

KB국민은행은 유통, 통신 등 이업종 데이터 제휴를 확대해 고객 데이터를 추가로 확보하는데 주력할 방침이다. 금융 계열사 등 외부 제휴사 네트워크를 활용해 마이데이터 콘텐츠를 제공하고 새로운 콘텐츠도 준비해 제공할 계획이다.

우리은행은 금융·비금융 데이터를 융합해 개인 맞춤형 디지털 서비스를 제공하는데 초점을 맞췄다. 지난해 10월 '마이데이터 ACT조직'을 신설하고 마이데이터에 최적화한 서비스와 시스템 구축을 준비하고 있다. 오는 8월 마이데이터 본격 시행에 맞춰 정식 서비스를 선보일 계획이다.

마이데이터 본허가를 획득한 SC제일은행은 내부적으로 자산관리 중심의 마이데이터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에서 제공하는 자산관리 서비스를 중심으로 추가 서비스를 선보일 계획이다.

은행권 한 관계자는 “앞으로도 관련 법제도가 개선돼야 진정한 의미의 마이데이터 환경이 갖춰질 것”이라며 “금융자산은 물론 새롭고 다양한 온·오프라인 콘텐츠가 자산으로 인정받고 거래되는 환경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배옥진기자 witho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