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데이터 라이선스 후폭풍…서비스 줄줄이 중단하는 스타트업들

ⓒ게티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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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인신용정보관리업(마이데이터) 라이선스 취득 실패 여파로 관련 서비스를 중단하는 스타트업이 늘고 있다. 지난해 8월부터 시행된 신용정보법 개정안에 따라 라이선스를 획득하지 못한 사업자의 경우 경과조치 기한이 끝나는 2월부터 관련 서비스 자체가 불법이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핀테크 기업 올라플랜(대표 한종완)은 이달 핵심 사업인 학자금대출 상환관리 서비스를 잠정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올라플랜은 청년들이 학자금 대출 관리 부실로 인해 신용불량이 되는 사례를 막자는 취지로 출범한 서비스다. 한국장학재단 측으로부터 채무 정보를 받아와 학자금 채무자들이 대학 졸업 전 시기부터 대출금을 상환하는 계획을 세우도록 돕는다.

장학재단 공식 애플리케이션(앱) 대비 학자금 채무 정보에 대해 쉽게 접근하도록 서비스를 구성해 인기를 끌었다. 이용자 동의를 통해 한국장학재단 대출 정보를 스크래핑 방식으로 끌어오는 방식으로 운영됐다. 서비스 출시 이후 4개월 동안 6000여명이 가입했으며 250억원 이상 대출금이 올라플랜을 통해 관리됐다.

이달 5일부터 라이센스를 얻지 못한 사업자가 스크래핑으로 데이터를 다루는 것이 차단됨에 따라 올라플랜 역시 서비스를 최종 중단하게 됐다. 마이데이터 주요 허가 요건인 최소자본금(5억원)·물적요건(보안 전산시설 구비여부) 등을 충족하기 어려웠던 것으로 알려졌다. 상환관리 서비스를 중단한 올라플랜은 현재 학자금 대출 관련 콘텐츠만 웹과 앱을 통해 제공하고 있다.

한종완 올라플랜 대표는 “마이데이터는 대출정보와 같은 개인신용정보를 기업이 폭넓게 관리할 수 있도록 돕지만, 그와 동시에 엄격한 책임을 요구한다”며 “그 책임에 공감하지만 막 시작한 올라플랜이 법률에서 정한 높은 마이데이터 자격요건을 충족하기는 어려웠다”고 서비스 중단 배경을 설명했다.

지난 2016년 4월 국내 최초로 출시된 개인 자산관리 앱 '브로콜리'도 지난해 서비스를 중단했다. 뱅크샐러드와 양대 개인 자산관리 서비스로 평가받으며 누적 다운로드 100만건, 관리자산 규모가 10조원을 넘어섰지만 역시 마이데이터 라이센스 자격 요건에 발목을 잡혔다. 2020년 11월 우리카드와 자산조회 서비스 제휴가 끝나면서 서비스 중단을 알렸다. 이후 우리카드는 자체 개발한 자산조회 서비스를 별도 출시했다.

핀테크 업계 관계자는 “마이데이터 요건이 대기업에는 높은 허들이 아닐 수 있지만, 영세 스타트업에는 사실 너무 높은 장벽”이라며 “라이선스를 확보한 기업과 제휴하는 방식으로 해법을 찾고 있지만 단기간에 해결하기는 어려운 문제”라고 말했다.

이형두기자 dud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