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모든 초고속인터넷 최저속도 50% 보장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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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자 보상' 제도 개선안 마련
과기정통부, 주요 통신사에 전달
통신상품 SLA 기준 50%로 통일
업계 "일괄 의무 부과 부담" 우려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10기가인터넷과 기가인터넷 등 모든 초고속인터넷 상품에 대해 '최저보장 통신속도'(SLA) 50%를 제공하도록 이용약관 개선을 추진한다. KT 10기가인터넷 속도 저하 논란 이후 이용자 피해 보상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한 후속대책이다.

과기정통부는 초고속인터넷 이용자보호를 위한 제도개선 방안(가칭)을 준비하며 주요 통신사와의 논의 과정에서 SLA의 50% 일괄 상향 방침을 전달한 것으로 확인됐다.

과기정통부는 지난 4월 KT 10기가인터넷 속도 저하 논란 이후 사실관계 확인을 넘어 유사 사태를 예방하고 이용자 보상을 실질화하는 후속대책으로 제도 개선방안을 마련했다. 방안은 △최저보장 통신속도 현실화 △이용자 고지 개선 △피해 발생 보상 상향 등이 골자다.

제도 개선의 핵심은 모든 초고속인터넷 상품 SLA 기준을 50%로 통일하는 것이다.

현행 이용약관상 SLA 기준은 통신 상품별 30~50% 수준으로 다양하다. KT 기준 △10기가인터넷 10Gbps 요금제 3Gbps(30%) △10기가인터넷 5Gbps 요금제 1.5Gbps(30%) △10기가인터넷 2.5Gbps 요금제 1Gbps(40%) △기가인터넷 1Gbps 요금제 500Mbps(50%) 속도를 각각 보장한다. SLA를 50%로 일괄 적용할 경우 기준이 상대적으로 낮은 10기가인터넷 상품에서도 기준 실효성을 높이는 효과를 노렸다.

통신사는 이용약관에 의거해 가입자가 홈페이지에서 30분간 5회 이상 속도를 측정해서 3번 이상 최저속도에 미달할 경우 해당일 이용 요금을 감면한다. 월 5일 이상 감면을 받을 경우에 가입자는 위약금 없이 해지가 가능하다. 이 같은 보상 기준이 상향돼 통신사의 속도 저하에 대한 경각심을 높이는 한편 이용자에게는 안정적 품질을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

일각에서는 중소통신사 등 모든 사업자에까지 SLA 의무를 일괄 부과하는 것은 과도하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통신사 이용약관에 따르면 통신국사에서 아파트 지하 등 시설분기점까지가 통신사 책임 구간이다. 그럼에도 통신사는 고객 편의를 고려, PC에서 측정한 속도 기준으로 보상하고 있다. 속도 저하의 기술적 원인이 다양할 수 있고, 10기가인터넷 등 최신 네트워크 장비는 기존 장비에 비해 안정성이 떨어질 수 있음에도 기준을 일괄 적용하는 것은 중소통신사에 상당한 비용·투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시각이다.

통신사 관계자는 “현재 우리나라의 SLA 기준이 해외에 비해 높고, 통신사는 품질 관리를 위해 만전을 기하고 있다”면서 “다만 일괄적 보상 기준이 명문화되는 SLA 상향은 통신사 전체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이슈라는 점을 고려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과기정통부는 통신사별 다른 보상 신청 절차와 관련해서도 홈페이지에서 통신속도 측정 이후 곧바로 신청이 가능하도록 권고했다.

피해 보상과 관련해서도 상향 방안을 제안했지만 통신사는 현재 제공하고 있는 일일요금 전액감면 자체가 이미 상당한 수준이라며 난색을 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과기정통부는 통신사 의견 수렴과 조율을 거쳐 1~2개월 내 최종 개선 방안을 발표할 예정이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초고속인터넷 관련 제도 개선 방안을 통신사와 협의하고 있다”면서 “아직 확정되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한편 옛 정보통신부는 2002년 초고속인터넷 서비스 초기 품질보장제도를 도입, 모든 초고속인터넷 서비스에 대해 통신사가 공지한 속도의 30~50% 이상 최저보장속도를 약관에 명시하도록 규정했다.

박지성기자 jisu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