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상장주탐방]캐롯손해보험, 국내 1호 디지털 손해보험사

[비상장주탐방]캐롯손해보험, 국내 1호 디지털 손해보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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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점·기회

캐롯손해보험은 한화손해보험, SK텔레콤, 현대자동차, 알토스벤처스 등이 투자한 국내 첫 디지털 손해보험사다. 대표 상품인 퍼마일자동차보험은 출시 이후 15개월 만에 20만 가입자를 돌파하는 등 급성장하고 있다. 퍼마일자동차보험 시초라 일컬어지는 미국 메트로마일이나 루츠사가 5년 동안 모은 가입자 수치와 맞먹을 규모다,

캐롯손보 강점은 다앙햔 주주 구성이다. 한화그룹 보험업 역량에 SK텔레콤 통신기술, 현대차그룹 커넥티드카 연계 등을 통한 든든한 지원군을 가지고 있다.

인력 구성도 여타 보험사와 차별화된다. 일반적인 보험사 정보기술(IT) 인력 비중이 5~10%인 것에 반해 캐롯손보는 220명 직원 절반 이상이 IT인력으로 채워졌다. 초기 SK텔레콤 IT인력 수혈을 시작으로 최근에는 네이버, 카카오 등 대형 플랫폼 IT커머스 출신들이 대거 영입되고 있다.

또 하나의 강점은 마케팅 역량이다. 캐롯손보는 신생업체로 과감하게 톱스타인 배우 신민아를 모델로 내세우는가 하면 일반적인 보험사 마케팅인 가족의 행복, 안전, 든든함이 아닌 파격적인 이미지를 내세우고 있다. 디지털 보험사 특징을 살린 QR지점 캠페인도 화제다. 지점이 없는 약점을 QR지점이라는 아이디어로 강점으로 부각시켰으며, 현재 전국 약 9000여개 QR지점이 버스, 택시, 지하철, 거리에 배치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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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마일자동차보험은 '탄 만큼만 매월 후불로'라는 자동차보험 콘셉트로 기존 선납 조건의 자동차보험 사이에서 강한 존재감을 발휘하고 있다. 국내 운전자 평균 주행거리가 1만5000㎞대라는 것을 감안해 주행거리가 짧을수록 최대 30%까지 저렴해지는 가격경쟁력을 보유하고 있다.

캐롯손보는 단순히 가격경쟁력을 넘어 '퍼마일멤버스'를 통해 자체 애플리케이션(앱) 기반 보험플랫폼으로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퍼마일멤버스는 고객 안전운전 데이터를 기반으로 이를 점수화해 포인트를 지급한다. 일반적으로 자동차보험 고객이 보험사와 대면하는 경우가 사고가 났을 경우라면 캐롯손보는 고객이 포인트를 받기 위해서는 앱에 접속하는 등 보험사와 고객 대면을 매일 일어나게 하는 준비를 진행하고 있다.

캐롯손보는 현재 퍼마일멤버스 베타 서비스를 운영하며 서비스 퀄리티를 업그레이드하고 있다. 향후 보험 미가입고객에게도 퍼마일멤버스를 경험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약점·위기

빅테크 출신인 카카오손해보험의 보험업 예비허가는 새로운 경쟁자 출현이라는 점에서 캐롯손보에 위기로 작용할 수 있다. 특히 카카오는 압도적 대형 플랫폼으로 보험업 진출 이후 즉각적인 영향을 업계 전반에 미칠 수 있고, 같은 디지털 보험사로 분류돼 캐롯손보와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따라서 캐롯손보는 카카오 플랫폼을 뛰어넘을 수 있는 역량 강화가 필수다.

디지털 리스크도 위기요인으로 지적된다. 캐롯손보는 지난 3월부터 글로벌 반도체 수급 영향으로 핵심 기기인 캐롯플러그 공급을 중단했다. 캐롯플러그를 통해 실시간으로 탄 만큼 보험료를 확인할 수 있는 강점이 사라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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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다시 캐롯플러그가 정상 공급을 시작했지만, 기존 보험사가 가지지 않았던 디지털 리스크가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 사례로, 향후 유사한 사례가 발생한다면 보험사로서 안정성 확보에 상당한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퍼마일자동차보험에 지나치게 매출 비중이 쏠려있다는 점도 개선할 필요가 있다. 자동차보험은 구조적으로 높은 손해율로 인해 수익성을 보장하기 어렵다. 80~90%대로 알려진 캐롯손보의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업계평균과 유사하나 이 역시 자동차보험만으로는 향후 수익성을 담보하기 어렵다는 의미다. 따라서 다양한 상품출시는 물론 자동차보험 내부 점유를 떨어트릴 수 있는 또 다른 핵심상품 출시가 필요하다.

수익성 확보도 과제다. 캐롯손보는 지난해 381억원 순손실을 기록했다. 신규 보험사 설립에 따른 초기 투자비 등 예정된 적자라고 알려졌지만, 적자구조의 빠른 해소가 장기적 성장성 유지에도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박윤호기자 yun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