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기업분석] 우리금융지주, 디지털금융사로 도약 가속도

우리금융캐피탈·저축은행 인수합병 마무리
자산건전성 개선…실적 턴어라운드 기반 마련
새로운 디지털 비전 'Digital for Better Life' 선포
금융 디지털 혁신으로 체질 개선에 총력

[상장기업분석] 우리금융지주, 디지털금융사로 도약 가속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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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개요

우리금융지주는 지난해 캐피털, 저축은행 인수합병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 코로나19로 대외환경이 어려웠지만 자산건전성을 개선하는 등 펀더멘털을 견조하게 유지했다. 미래 불확실성에 적극 대처하면서 올해 실적 턴어라운드 기반을 다졌다.

최근 3년간 지속 추진해온 리스크 중심 영업 문화가 성과를 거두면서 지난해 건전성 부문이 더욱 개선됐다. 고정이하여신(NPL) 비율과 연체율은 각각 0.42%, 0.27%를 기록해 전년 말 대비 더욱 개선됐다. 우량자산비율과 NPL커버리지비율도 각각 87.5%, 151.9%를 시현해 미래 손실흡수능력이 강화됐다.

[상장기업분석] 우리금융지주, 디지털금융사로 도약 가속도

■강점과 기회

◇공격적인 디지털금융사로의 체질 개선

우리금융그룹이 지난 9일 우리금융그룹 본사 비전홀에서 개최한 2021년 하반기 그룹 경영전략 워크숍에서 손태승 우리금융그룹 회장이 MZ세대가 공감할 수 있는 새로운 기업문화를 함께 만들자고 당부하고 있다. (사진=우리금융)
우리금융그룹이 지난 9일 우리금융그룹 본사 비전홀에서 개최한 2021년 하반기 그룹 경영전략 워크숍에서 손태승 우리금융그룹 회장이 MZ세대가 공감할 수 있는 새로운 기업문화를 함께 만들자고 당부하고 있다. (사진=우리금융)

우리금융지주는 공격적으로 디지털금융으로 체질 개선을 시도하면서 금융 디지털 혁신에 앞장서고 있다.

지난해 그룹의 새로운 디지털 비전으로 'Digital for Better Life'를 선포하고 컨트롤타워인 디지털혁신위원회를 꾸렸다. 톱다운식 리더십과 보텀업식 혁신체계를 갖춰 경영진과 전사 임직원의 일하는 조직문화와 전체 업무 환경에 디지털 DNA가 녹아들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전략이다.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이 디지털혁신위원장을 맡고 산하에 권광석 우리은행장이 총괄장을 하는 '디지털혁신총괄' 조직을 구성해 리더십 체계를 갖췄다.

이와 함께 고객 관점 아이디어나 급변하는 트렌드를 제안하기 위해 그룹사의 젊은 차·과장급 직원 20여명으로 구성된 혁신 조직 '블루팀'을 참여시켜 현장이 주도하는 소통체계를 구축했다.

블루팀이 혁신금융 서비스를 위한 과제를 발굴·제안하는 조직이라면 이에 대한 반대 의견을 제기하는 '레드팀'도 있다. 레드팀도 블루팀과 마찬가지로 그룹사 디지털·IT부문 차·과장급 실무 담당자로 구성된 디지털혁신 조직이다. 다수 의견과 상반되는 목소리로 정제된 보고서보다는 생생한 의견을 전달하는 역할을 한다.

우리금융은 지난해 10월 디지털 컨트롤타워를 출범시키고 손태승 회장의 디지털 집무실까지 갖춰 직접 혁신 과정을 챙기며 실무진과 소통하고 있다. 우리금융남산타워 사옥명을 '우리금융디지털타워'로 변경했다. 이 공간에는 지주 디지털·IT 부문과 우리에프아이에스 디지털 개발본부도 위치했다.

올해 1월에는 디지털 부문 인사를 단행하고 관련 예산과 인력을 빅테크 기업처럼 파격적으로 지원하는데 나섰다.

우리금융은 디지털 혁신 일환으로 지난해 말 그룹 통합 플랫폼을 구축해 계열사 시너지를 극대화하는데 나섰다. 은행, 카드, 종금 등 자회사 자산현황을 통합 관리하는 그룹 통합서비스 '우리원(WON)투게더'를 출시했다.

지난 5월에는 은행, 카드와 함께 그룹 통합결제 플랫폼을 구축했다. 타 금융사 고객까지 이용할 수 있는 개방형 플랫폼으로 구현했다. 현재 우리WON뱅킹에서 우리카드의 '우리페이'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

기존 금융서비스에 그치지 않고 생활과 밀접한 플랫폼금융으로 진화하기 위해 다양한 생활금융 서비스를 확대하는 시도도 했다. 실손보험 빠른청구 서비스, 제로페이 모바일상품권, 우리아이(Eye) 계좌조회 서비스 등 WON뱅킹 전용 생활밀착형 편의 서비스를 확대하고 있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비대면 소비 트렌드에 맞춰 연내 개인 택배 예약·조회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제휴를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비은행 포트폴리오 다각화

우리금융은 지주사 전환 3년차를 맞았다. 신규 편입 자회사의 인수합병 효과도 본격화돼 비은행 수익 비중이 점차 증가하고 있다. 특히 연간 손익 규모가 약 1000억원에 달하는 우리금융캐피탈이 자회사로 편입됨에 따라 비은행 수익 확대 속도에 탄력이 붙을 것으로 기대했다.

우리금융지주는 지난 3월 지주 손자회사인 우리금융저축은행을 자회사로 편입했다. 이후 우리금융캐피탈을 100% 완전 자회사로 편입하기로 결의해 8월 중 편입을 완료할 예정이다.

우리금융지주는 그동안 다른 금융지주 대비 은행 비중이 높아 비은행 부문 수익이 낮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최근 비은행 계열사들이 잇달아 영업기반을 강화하면서 펀더멘털이 개선되는 효과를 보고 있다. 비은행 부문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고 자회사 통합마케팅 등의 시너지 효과도 기대할 수 있게 됐다.

올해 1분기 실적을 살펴보면 우리금융지주의 이자이익과 비이자이익을 합한 순영업수익은 1조9870억원을 달성해 전분기 대비 17.0% 증가했다. 이자이익은 1조6196억원으로 기업대출 중심의 자산성장과 저비용성 예금 증대 등 순이자마진 개선 노력에 힘입어 전 분기 대비 3% 이상 증가했다. 비이자이익은 자산관리와 유가증권 부문 호조에 캐피털 리스수수료 등이 더해져 3674억원을 시현해 비이자이익 창출력이 높아졌다.

◇적극적인 신사업·스타트업 지원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오른쪽 첫번째)은 지난 6월 28일 서울시 관악구청 기획상황실에서 오세정서울대학교 총장(왼쪽 첫번째) , 박준희 관악구청장(사진 가운데) 과 함께 벤처창업생태계 활성화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사진=우리금융)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오른쪽 첫번째)은 지난 6월 28일 서울시 관악구청 기획상황실에서 오세정서울대학교 총장(왼쪽 첫번째) , 박준희 관악구청장(사진 가운데) 과 함께 벤처창업생태계 활성화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사진=우리금융)

우리금융은 KT그룹과 '금융-정보통신기술(ICT) 융합을 위한 전략적 업무 협약'을 맺었다. 인공지능(AI), 데이터, 클라우드 등 다양한 분야에서 디지털 협업 과제를 마련해 수행하고 있다. 양사 CEO는 디지털 혁신에 그룹 미래가 달렸다고 보고 획기적 수준의 협약을 체결해 협업하고 있다.

체계적인 스타트업 육성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다양한 핀테크 스타트업을 꾸준히 지원하고 있다.

'디노랩(Digital Innovation Lab)'은 우리금융지주가 2016년부터 운영하는 스타트업 협력 프로그램이다. 디노랩 참여기업으로 선발되면 △독립 사무공간 △우리금융그룹 IT 실무자가 진행하는 금융IT 교육 △벤처캐피털, 세무사, 전문마케터 등 외부전문가가 진행하는 역량 강화 프로그램 △투자유치와 사업화 △디노랩베트남을 이용한 신남방 진출 △우리금융그룹 자회와 사업협력 등을 지원받을 수 있다.

우리금융은 디노랩을 그룹 공동사업으로 확대했다. 우리은행, 우리카드, 우리자산신탁, 우리글로벌자산운용이 지난해에만 스타트업과 총 7건 본계약을 체결하는 등 적극적으로 사업 협력을 추진해왔다.

그동안 디노랩에서 발굴한 스타트업은 총 71개다. 실제 사업 협력으로 이어진 사례는 18건, 직접 투자금액은 592억원이다.

일례로 우리금융지주는 디노랩 참여기업 '앤톡'의 빅데이터 기반 기업분석 플랫폼을 도입하기도 했다. 재무와 비재무 모든 영역에서 종합적인 분석 자료를 제공해 잠재 기업 고객발굴에 적용할 수 있다. 향후 우리은행 등 자회사 영업 현장에서 대출기업의 사후관리 모니터링과 신규 투자처 발굴에 활용을 검토하고 있다.

우리금융은 지난 6월 국내 금융지주 처음으로 사내벤처를 독립기업으로 분사하는 성과도 냈다. 총 50여개 팀 중 2개팀을 최종 선발해 10개월간 집중 육성했다. 독립분사하는 사내벤처 '우리템'은 카메라, 전문용품 등의 물품을 개인 간 빌릴 수 있는 P2P렌털 서비스를, '믿고맡겨' 팀은 계절의류, 소장품 등 개인물품을 보관·관리해주는 물품보관 서비스로 사업 능력을 인정받았다.

■약점과 위협

◇빅테크·인터넷은행 등 새로운 경쟁자 출현

금융권에서 빠른 속도로 입지를 확대하고 있는 네이버·카카오 등 빅테크는 우리금융뿐만 아니라 전 금융사에 위협이 되고 있다. 네이버가 쇼핑검색으로 유통시장에서 급격하게 덩치를 키웠고 여기서 모은 사용자를 바탕으로 간편결제에 이어 후불결제 서비스까지 내놓으면서 은행과 카드사에 위협으로 작용하고 있다.

최근 금융당국이 대환대출 플랫폼을 서두르는 것도 새로운 위협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자칫 금융소비자가 은행 플랫폼이 아닌 소수 빅테크 플랫폼에 몰리면 은행은 단순히 대출상품을 공급하는 공급자로 전락할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인터넷전문은행은 이미 기존 은행과 경쟁하고 있다. 비대면 계좌개설, 새로운 방식의 투자 등으로 MZ세대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었다. 빠르고 편리하면서 금리를 낮춘 대출 시스템은 기존 금융권의 비대면 전환 수요를 촉발시킨 촉매제가 됐다.

■마켓코멘트

◇이베스트투자증권

올 2분기 예상 순이익은 6292억원으로 시장 예상을 상회하는 호실적 기조를 이어갈 전망이다. 이자이익이 전 분기 대비 3.3% 증가해 이익 성장을 견인하는 가운데 대손비용과 판관비 부담이 낮게 유지돼 고수익성 시현을 예상한다. 핵심 이익 증가와 낮은 비용부담을 바탕으로 1분기에 이어 자기자본이익률(ROE) 10% 이상 고수익성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2분기 순이자마진(NIM)은 전 분기 대비 2bp 상승, 대출성장률은 1.5%가 예상된다. 하반기에도 1~2bp 추가 마진 개선이 가능하고 기준금리 인상 시 NIM 상승폭은 확대될 것으로 보여 이자이익 증가추세가 이어질 전망이다.

캐피털 인수로 경상이익이 확대된 가운데 향후 내부등급법 추가 승인시 인수합병(M&A) 추진, 주주환원 등 측면에서 긍정적 영향이 예상된다. 목표주가 1만4000원.

◇IBK투자증권

코로나19 충당금으로 지난해 실적이 저조했던 기저효과로 올해 순이익증가율이 높을 전망이다. 배당 성향이 2019년 27%에 근접한 수준으로 회복한다는 가정을 더하면 주당배당금(DPS)은 큰 폭으로 증가한다. 올해 DPS 전망치는 850원으로 2020년 500원 대비 70% 증가를 예상한다.

2분기 연결순이익 전망치는 6271억원으로 코로나19 추가충당금을 적립한 2020년 2분기 대비 314% 증가할 전망이다. 대출증가, NIM 상승에 따른 이자이익 증가, 대손비용 하향 안정화 영향을 반영했다. 목표주가 1만6000원.

배옥진기자 witho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