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속 투자규제 우려에...VC, 액셀러레이터 자격 반납 줄이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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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라이트벤처스 등 등록 말소

액셀러레이터 라이선스를 자진 반납하는 벤처캐피털(VC)들이 줄을 잇고 있다. 지난해 벤처투자촉진법 시행 이후 사모펀드(PEF) 또는 신기술조합 운용을 병행하는 팁스(TIPS) 운영사들이 액셀러레이터를 겸업할 수 없게 된데다 초기창업자 의무 투자 비율을 맞추기 어려워지면서다.

4일 업계에 따르면 인라이트벤처스, 에버그린투자파트너스, 케이런벤처스 등이 올해 상반기 액셀러레이터 등록 말소를 중소벤처기업부에 신청, 자격을 반납했다. 지난해에는 포스코기술투자, 캡스톤파트너스, 아주IB투자, KB인베스트먼트 등 대형 VC들 중심으로 액셀러레이터 자격을 반납한 데 이어 최근에는 중소형 VC들도 빠르게 합류하고 있다.

이들은 액셀러레이터 자격을 통해 팁스 운영자격을 획득했으나 중기부의 '팁스 총괄 운영 지침'개정안에 따라 액셀러레이터 자격이 없어도 팁스 운영사 자격을 지킬 수 있게 되면서 굳이 액셀러레이터 자격을 유지할 필요가 없게 됐다.

특히 액셀러레이터는 벤처투자법에 따라 전체 투자금액의 40~50% 이상을 창업 3년 이내 초기기업에 의무적으로 투자해야 한다. 의무 투자로 인정받을 수 있는 건 본계정 투자나 액셀러레이터 계정으로 조성한 펀드로 투자할 경우다. VC 겸업 액셀러레이터들은 기존 VC 계정으로 조성한 펀드로 초기기업에 투자해도 의무 투자를 인정받을 수 없다.

VC 업계 관계자는 “벤처캐피탈 업무를 주력으로 하면서 본계정으로 직접투자를 하게 되면 LP(펀드출자자)들의 따가운 시선을 받게 될 수 밖에 없다”며 “액셀러레이러로서의 의무 투자 비율을 동시에 달성하는 건 현실적으로 어려운 실정이라 아직 액셀러레이터 등록을 유지 중인 VC들도 등록 말소를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벤처투자법 상 초기창업자 의무 투자 비율을 달성하지 못하면 중기부로부터 징계를 받게 된다. 후속적인 투자규제 우려에 자진 반납을 결정한 셈이다.

중기부는 2017년 액셀러레이터 제도를 도입한 이후 우후죽순 생겨난 액셀러레이터에 대한 교통정리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초기 스타트업을 선발해 보육·투자하는 전문영역으로 재정리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중기부 관계자는 “액셀레이터의 고유 기능에 대한 중요성을 인식하고 있다”며 “순기능이 커질 수 있도록 현재 투자생태계 현실과 맞지 않는 부분들을 종합적으로 살펴보고 있다”고 말했다.

성현희기자 sungh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