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호의 창업실전강의]<178>고객은 '소비자'가 아니라 '사용자'라는 점을 기억하자

글자 작게 글자 크게 인쇄하기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코로나19 이후 가장 급변한 경영 환경을 하나만 꼽으라면, 산업 전방위적으로 전개되는 온라인화를 꼽을 수 있다. 과거 오프라인을 기반으로 전개됐던 많은 영역이 급속도로 온라인으로 전환되는 상황이다. 이러한 추세는 단순히 코로나19로 인한 한정된 기간 동안만 전개되는 것이 아니라 향후에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따라서 신규 창업을 준비하는 많은 예비창업자들 역시 이러한 추세로부터 자유롭지 못하다.

이러한 변화를 가장 극명하게 보여주는 것이 있다. 그것은 기업이 자신들의 고객을 지칭하는 용어가 '소비자'라는 표현보다 '사용자'라는 표현을 더욱 빈번히 사용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이러한 변화는 단순히 용어상 변화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비즈니스를 수행하는 방식 전반에 걸쳐 전혀 다른 양상이 전개되고 있기 때문이다.

소비자로 지칭되는 고객들은 특정 회사 제품과 서비스를 이용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구매를 해야 한다. 따라서 기업들 역시 자사 제품과 서비스가 얼마나 판매될지 예측하기가 쉽고 이러한 예측이 선행돼야 제품과 서비스를 출시할지 여부를 결정할 수 있다. 하지만 고객이 사용자로 지칭되는 지금은 상황이 크게 달라졌다. 사용자 기반 제품과 서비스를 출시하고자 하는 기업들은 자사 제품과 서비스를 이용할 사용자를 명확히 측정하기 힘들다.

과거 고객이 소비자였을 시절에는 이들을 설득하기가 오히려 용이했다. 과거에는 소비자들을 설득하기 위해 마케터들이 다양한 슬로건과 홍보 문구를 고민해 왔다. 그리고 상당수 소비자들이 이러한 홍보문구와 함께 제품과 서비스를 기억하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고객이 사용자인 지금은 상황이 다르다. 사용자들은 특정 홍보문구 등으로 제품과 서비스를 기억하지 않는다. 그들은 다른 사용자와 정보를 공유하고, 그들이 전달하는 메시지를 통해 제품과 서비스를 이해한다. 이 때문에 사용자는 소비자보다 제품과 서비스에 대한 이해도가 월등히 높은 경우가 많다.

소비자는 통제가 용이하다. 소비자들은 자신들 제품과 서비스를 분절적이고 개별적으로 소비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사용자는 다르다. 사용자는 특정 제품과 서비스를 혼자서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다른 사용자들과 함께 이용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 과정에서 해당 제품과 서비스에 대한 평가가 자신뿐 아니라 다른 사람들 평가에 의거해 크게 좌우되기 쉽다. 즉, 특정 소비자에게 긍정적인 메시지를 심어주기 위해서는 해당 사용자만이 아니라 시장 전체 사용자에게 영향을 미쳐야 한다.

소비자들은 제품과 서비스를 수동적으로 이용해 왔다. 초기에 회사에서 설정한 방식으로 제품과 서비스를 이용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사용자들은 다르다. 사용자들은 당초 회사에서 의도한 내용과는 전혀 다른 방식으로 제품과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일례로 유튜브 서비스는 다양한 영상 콘텐츠를 시청하는 용도로만 기획되었을 것이다. 하지만 최근에는 많은 기업가들이 유튜브를 활용해 제품 판매, 홍보, 언론 보도 등 다양한 비즈니스를 시도하고 있다.

이상에서 열거한 바와 같이 현재 고객들은 소비자에서 사용자로 급격히 전환되고 있다. 하지만 국내 기업 경우 선도적인 몇몇 기업만을 제외하고는 사용자 경험에 대한 이해도가 많지 않은 듯하다. 여전히 기업 현장에서 회의 내용은 자신들이 결정한 방식대로 소비자들이 제품과 서비스를 이용해 줄 거라는 과신 속에서 논의를 전개하고 있는 듯하다. 기업 소속 마케터들 역시 자신들의 홍보 문구에 따라 소비자들이 따라와 줄 것이라 믿고 있는 듯하다. 하지만 이러한 기존 행태들은 큰 변화를 요구받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해 서서히 전개되던 소비 행태의 변화가 급격히 전개되고 있기 때문이다. 지금 우리 회사 회의는 소비자를 어떻게 이해하고 논의하고 있는지 되돌아보기 바란다.

박정호 명지대 특임교수
<박정호 명지대 특임교수>

박정호 명지대 특임교수aijen@mju.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