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4조 시장 부상한 '레트로 게임'···한국은 불법이 점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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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조 시장 부상한 '레트로 게임'···한국은 불법이 점령

1980~1990년대 유행한 복고풍 게임인 레트로 게임 시장이 급부상한다. 2027년 세계 게임시장 10%인 34조원 규모로 시장할 전망이다. 그러나 국내에서는 불법 기기와 롬파일이 난무하며 성장기반조차 닦지 못하고 있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레트로 게임시장이 북미를 중심으로 성장하고 있다. 홈 아케이드 기기(일명 '캐비넷')룰 구매하고 별도 스토어를 통해서 게임을 구입하고 다운받는 형식이다. 지식재산권(IP) 보유자와 정식계약을 맺은 게임이 제공된다.

1980~1990년대 게임을 즐기며 자라온 세대가 자녀와 함께 추억을 공유하기 위해 혹은 색다른 재미를 느끼기 위해 구매가 늘어나는 추세다. 당시 게임의 독특한 감성을 알고 싶은 젊은 세대도 동참한다.

아이아이알케이드(iiRcade), 엣게임즈(AtGames), 아케이드원업(Arcade1UP), 크리에이티브 아케이즈(Creative Arcades) 등이 새로운 시장에서 경쟁하고 있고 소니, 닌텐도, 마이크로소프트 같은 기존 콘솔 플랫폼 홀더도 자사 온라인 서비스 강화를 위해 레트로 게임을 온라인 서비스 전용으로 내놓고 있다.

아이아이알케이드에 따르면 레트로 게임시장은 2027년 34조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1970년대부터 1990년대까지 아케이드 시장은 390억달러(45조원)규모를 형성했다.

레트로 게임시장 전망이 밝아지면서 애플 아이팟과 아이튠즈가 불법 MP3를 자연스럽게 사장시킨 것처럼 정식 IP 게임을 제공해 저작권을 무시한 제품이 다수인 현재 레트로 게임 시장을 변화시킬 것으로 기대받고 있다.

1990년대 이후 온라인PC게임, 가정용 콘솔게임, 스마트폰 게임에 밀려 기억에서 잊혀진 아케이드 게임은 저작권을 무시한 중국발 불법 기판이 거의 독점해왔다. 가정용으로 즐기는 데다가 IP홀더가 레트로 게임으로 수익사업을 펼치지 않았기 때문에 묵인돼 왔다.

국내서도 레트로 게임시장이 활성화할 조짐이 감지되지만 여전히 판도라박스, 월광보함 등 불법 홈 아케이드 기기가 점령한 상태다. 포털, 오픈마켓에서 쉽게 찾을 수 있다. 직구로도 구입이 가능하다.

게임물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일부 게임사에서 정식 출시한 미니 콘솔을 제외한 합본 게임기는 저작권법 위반이다. 원저작권자와 협의하지 않은 롬파일을 제공해 구동하는 방식이기 때문이다. 통상 중국에서 제작하고 한국 도소매상이 유통하는 기기는 단속을 피하기 위해 캐비넷만 판매한다. 공기계를 판매하고 제조사가 마련한 서버에 연결한 후 자동으로 게임을 내려받는 식이다. 심지어 이용자 한글패치가 적용된 롬파일까지 제공한다.

게임사 관계자는 “국내는 정식으로 계약한 캐비넷을 찾기 힘들고 싼 중국산 불법기기를 쉽게 구할 수 있어 시장에 진입해야겠다는 판단을 하기 쉽지 않다”며 “큰 규모로 성장이 기대되는 시장에 대응하지 못하는 건 산업으로 봤을 때 손해”라고 말했다.

이현수기자 hsool@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