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승욱 장관 "반도체 정보제공 1회로 그쳐야"

문승욱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오른쪽)이 9일(현지시간) 워싱턴 D.C. 상무부 회의실에서 레이몬도(Gina Raimondo) 미국 상무부 장관과 면담하고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문승욱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오른쪽)이 9일(현지시간) 워싱턴 D.C. 상무부 회의실에서 레이몬도(Gina Raimondo) 미국 상무부 장관과 면담하고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문승욱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9일(현지시간) 지나 러몬도 미국 상무장관을 만나 우리 기업의 반도체 정보 제공은 한 번에 그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러몬도 장관은 반도체 영업비밀은 엄격하게 관리하겠다고 하면서도 추가 조치에 대해서는 확답하지 않았다. 산업부는 문 장관이 이날 미국 워싱턴DC에서 러몬도 상무장관과 한·미 상무장관 회담을 개최한 자리에서 이 같은 내용이 오갔다고 전했다. 문 장관의 발언은 영업비밀을 특정 국가에 제공해야 하는 우리 기업의 부담을 반영한 발언이다. 러몬도 장관은 기업의 우려를 잘 알고 있고, 이번에 제출한 영업비밀을 엄격히 관리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반도체 공급망 조사가 1회에 그쳐야 한다는 요청에 대해서는 확답하지 않았다.

미국은 정보 제공을 강제할 국방물자생산법(DPA)을 발동할 가능성도 남아 있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DB하이텍 등이 제출한 자료에는 고객사 등 핵심 정보는 담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TSMC 등 다른 반도체 기업도 대부분 영업비밀을 제공하지 않았다. 미국 입장에서는 반도체 공급망 투명성 확보를 위한 데이터가 충분치 않다고 판단할 수 있다.

반면 미국은 이날 반도체 기업의 대미 투자에 대해서는 차별 없이 인센티브를 제공하겠다고 강조했다. 인텔 등 자국 기업에 상응하는 인센티브를 제공한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삼성전자의 미국 반도체 공장 설립에도 속도가 붙을 것으로 기대된다. 삼성전자는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 등 여러 후보지를 두고 반도체 공장 설립을 검토하고 있는 등 부지 선정 시기가 임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 장관은 미국에 동반 진출한 우리 중소·중견기업도 함께 지원해 줄 것을 요청했다.

변상근기자 sgbyun@etnews.com, 권동준기자 djkw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