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마트, 올해 '출점 제로'…기존 점포 '미래형 재단장' 집중

오프라인 유통 침체…확장 둔화
온라인 소비 변호 맞서 경쟁력↑
이마트, 10여개 점포 전관 리뉴얼
롯데마트 '제타플렉스'·홈플러스 '체험공간' 강화

이마트 참고사진
이마트 참고사진

대형마트가 29년 만에 신규 점포를 출점하지 않는다. 1993년 대형마트 업태가 국내에 등장한 후 처음이다. 각 업체는 온라인 소비 변화에 맞서 새로운 점포보다는 기존 점포를 미래형 매장으로 재단장해 경쟁력을 높이는 데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이마트와 홈플러스, 롯데마트에 따르면 올해 할인점 신규 출점 계획이 전무하다. 1993년 이마트가 서울 창동에 국내 최초의 대형마트를 선보인 이후 지난해까지 매년 최소 한 개 이상의 신규점을 개점했던 것을 감안하면 완연한 정체기다.

이마트는 1993년 국내 할인점 1호점인 창동점을 개점한 이후 2017년과 2019년을 제외하고 매년 신규 점포를 열었다. 급성장한 e커머스 시장에 밀려 오프라인 유통 산업이 크게 위축된 최근 들어서도 2020년에 신촌점, 지난해에는 전주에코시티점을 오픈하며 투자를 이어 왔다. 이마트가 출점하지 않은 두 해에는 롯데마트가 공격적으로 나서 2017년에 김포한강·서초·양평점, 2019년에 롯데몰수지·이천점을 새로 열었다. 홈플러스는 2016년 파주운정점이 마지막이다.

2016년 이전까지만 해도 출점 속도를 높이며 규모의 경제를 키우던 대형마트는 국내 오프라인 유통 침체와 맞물려 외형 확장이 크게 둔화됐다. 백화점과 동네 소매점이 전부였던 국내 유통 시장에 당시엔 낯설었던 상시 저가 개념을 처음 도입해 황금기를 누렸지만 온라인 중심의 소비 패러다임 변화에 제때 대응하지 못했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국내 대형마트의 작년 3분기 매출은 4.7% 감소했다. 2020년에도 연간 매출이 3.0% 역성장했다.

대형마트는 출점 대신 신선식품과 특화 매장을 늘리는 기존점 리뉴얼 전략에 나선다. 이마트는 올해 10여개 점포를 전관 리뉴얼해 '넥스트 이마트'로 탈바꿈한다. 차세대 이마트 모델은 신선식품 구색 강화와 점포 물류 확충, 체험 요소 확대가 핵심이다. 온라인 대비 경쟁력이 떨어지는 비식품 공간을 줄이고 대형마트 장점인 신선과 특화 매장을 늘려 집객을 극대화한다. 지난해에도 18개 점포를 리뉴얼해 매출 성장률 측면에서 가시적 성과를 거뒀다.

롯데마트도 30여개 매장을 리뉴얼 예정이다. 노후 점포는 새단장하고 카테고리 킬러형 매장을 선보여 차별화를 꾀한다. 대표적 모델이 제타플렉스다. 잠실점을 전면 리뉴얼해 지난달 오픈한 제타플렉스는 국내 최대 식품관과 와인 특화매장 등으로 차별화를 꾀한 롯데의 미래형 매장이다. 첫 사흘간 매출이 작년 동기 대비 70.6% 늘며 성장성을 입증했다. 홈플러스 역시 올 상반기까지 17개 점포를 리뉴얼한다. 신선식품 공간을 넓게 확보해서 식품 경쟁력을 강화하고 휴게·체험공간을 조성하는 데 중점을 뒀다. 점포 매각이 확정된 부산 가야점도 폐점 대신 '미래형 마트' 모델로 재오픈한다는 계획이다.

신규 투자는 하이퍼 형태의 대형마트가 아닌 창고형 할인점 형태의 트레이더스와 맥스(옛 빅마켓)에 집중한다. 이마트는 올해 할인점 대신 트레이더스 동탄점을 출점하고, 롯데마트도 올 1분기까지 기존 점포 4곳을 맥스로 전환 오픈한다는 계획이다.

대형마트, 올해 '출점 제로'…기존 점포 '미래형 재단장' 집중


박준호기자 junh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