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人사이트]이혁재 서울대 시스템반도체산업진흥센터장 "대학이 반도체 생태계 '가교' 돼야"

[人사이트]이혁재 서울대 시스템반도체산업진흥센터장 "대학이 반도체 생태계 '가교' 돼야"

“반도체 산업 생태계 조성에서 첫 번째는 인재 확보입니다. 반도체 인력 양성은 우리나라뿐 아니라 세계적 과제입니다. 두터운 인재 풀은 반도체 산업 경쟁력과 직결됩니다. 대학이 반도체 인재 양성에 집중해야 하는 이유입니다.”

반도체가 국가 전략 산업으로 거듭나고 있다. 반도체가 단순히 가치 창출에 그치지 않고 국가 경쟁력을 좌우할 산업으로 주목받고 있다. 이혁재 서울대 시스템반도체산업진흥센터장(공과대 교수)은 국가 반도체 역량을 키우기 위한 첫 번째 과제로 '인재 양성'을 지목했다. 산업 생태계의 터를 닦는 기본은 사람이다.

반도체 인재 양성이 말처럼 쉬운 일은 아니다. 산업 간 형평성 문제가 존재한다. 특정 산업에만 편중되게 투자할 수 없다. 대학이 반도체 학과 정원을 쉽사리 늘리지 못하는 배경이다. 이 센터장은 “산업 인재를 반도체 쪽으로만 쏠리게 할 순 없는 상황”이라며 “균형 문제를 고려하면 현재 반도체 인재 양성의 허들도 일리는 있다”고 판단했다.

그럼에도 학교는 잘하는 것 해야 한다고 이 센터장은 믿고 있다. 여건이 힘들어도 대학이 인재 양성을 포기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서울대 주관으로 강원대, 대구대, 숭실대, 조선이공대, 중앙대, 포항공대 등 7개 대학이 '차세대 반도체 혁신 공유대학'을 운영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차세대 반도체 혁신 공유대학은 핵심 인재 10만명 양성을 목표로 반도체와 인공지능(AI), 미래 자동차 등 핵심 신기술을 가르치는 대학 간 연합체인 디지털 혁신 공유대학 중 하나다. 지난해 2학기부터 운영을 시작했는데 이공계와 비이공계 학생 2000명 이상이 수강 신청할 정도로 관심이 많다.

이 센터장은 차세대 반도체 혁신 공유대학의 성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지난해 10월 서울대 시스템반도체산업진흥센터를 설립, 수장을 맡았다. 서울대 내 흩어져 있는 반도체 연구와 교육 관련 조직을 통합했다. 차세대 반도체 혁신 공유대학도 센터에서 주도하기로 했다. 대학에서 교육한 반도체 인재가 실제 산업계에서 빛을 받을 수 있도록 '가교' 역할을 하기 위해서다. 이 센터장은 “센터가 인재 양성의 허브 역할을 담당하며 배출된 인재를 산업체에 연결하면서 실제 인재 부족 현상을 해소하는 게 목표”라고 설명했다.

센터는 취업 박람회와 창업 기업 인턴십 등도 검토하고 있다. 교육에만 그치지 않고 다양한 방법으로 인재가 산업계에서 제 몫을 할 수 있도록 물꼬를 직접 트기로 했다. 연간 4회 주기로 반도체 상생 포럼도 추진한다. 창업 기업과 투자자 간 네트워크를 구축해 '스타 반도체 기업' 탄생을 돕는게 목표다. 서울대 내 반도체 관련 연구성과를 산업계에 확산시키기 위한 정보 교류의 장도 마련한다. 이 센터장은 “기업이 필요한 기술 어려움을 대학에서 해결해주고 교수들이 멘토링하면서 인재부터 기업까지 반도체 생태계가 성장할 수 있는 기틀을 만들겠다”면서 “반도체 산업이 직면한 여러 어려움을 하나씩 해결하다보면 건강한 생태계를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힘줘 말했다.

권동준기자 djkw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