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100만 디지털 인재 양성 환영하지만...“경쟁력 있는 생태계가 더 중요”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11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중소기업중앙회관에서 열린 디지털·혁신 대전환위원회 정책 1호 발표회에서 브리핑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11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중소기업중앙회관에서 열린 디지털·혁신 대전환위원회 정책 1호 발표회에서 브리핑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주요 대선 후보들은 디지털 시대 선도국가 도약을 위해 '인재'가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한다. 대선 공약에 디지털 인재 100만명을 양성한다는 계획도 포함했다.

하지만 업계에선 공약에서 얘기하는 숫자보다 교육혁신을 통해 경쟁력 있는 산업 생태계를 만드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 김동연 새로운물결 후보는 기자회견 및 언론 인터뷰를 통해 100만 디지털 인재 양성 공약을 밝혔다. 이는 24개 협·학회로 구성된 한국SW·ICT총연합회가 각 대선 캠프에 제안한 내용이기도 하다.

이 후보는 디지털 인재에게 1인당 최대 1500만원 교육비를 지원한 뒤, 이들이 취업·창업 후 일정 수준 소득이 발생하면 지원금 일부를 상환하도록 하는 한국형 휴먼캐피털 제도 도입을 공약했다. 학생·취업준비생이나 은퇴자, 소상공인·자영업자에게 디지털 교육을 제공하는 '디지털 멘토' 일자리도 5만개 육성하고, 디지털 관련 계약학과는 지방대를 중심으로 육성해 지역균형발전도 함께 이루겠다고 했다.

윤 후보는 초중등 교육과정에 SW 교육을 확대하고 디지털 관련 학과 정원과 장학금을 확대하는 공약을 내놨다. 전액 국비 지원 디지털영재학교도 신설한다.

김 후보는 '스타트업 10% 이론'에 대입했다. 디지털 인재 100만명을 양성한 뒤 이 중 10%인 10만명이 창업해 일반기업 1만개, 1000개 중견기업, 100개 유니콘기업으로 성장시키는 전략이다.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가 28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디지털 지구 시대 대한민국 디지털 경제 비전발표를 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가 28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디지털 지구 시대 대한민국 디지털 경제 비전발표를 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한국SW·ICT총연합회는 대선 후보들의 이같은 공약(公約)이 실체없는 공약(空約)이 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디지털 인재 100만명을 양성하기 위해선 교육혁신이 수반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SW·ICT총연합회 관계자는 “기존 대입중심 이튼 스쿨방식 교육을 혁신하고, 자기주도형 꿈을 주는 인공지능(AI)·SW툴 기반 실습, 토론·멘토, 그룹기반 체험 교육제도 등을 새롭게 설계해 혁신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초중등 SW·ICT 교육 시수시간 160시간 확대 △초중등-대학 연결형 학교 지정 △기업주도 심화 교육 강화 △SW·ICT 전용 교육 방송국설립 △대학교육 기업현장·연구프로젝트 참여 기반 △개발 노임비 100% 보장 △재직자 기업부설 성장교육센터 설립지원 △북한 기술인력 활용 등을 제안했다.

100만명 디지털 인재 양성이라는 숫자보다 중소 SW·ICT기업에 인재가 고르게 배치되는 정책이 중요하다는 의견도 있었다. 업계 관계자는 “인재 절대 규모가 중요하지만, 적절한 배치가 함께 이뤄져야 한다”면서 “대선 후보들 공약처럼 인재 양성 지원을 하면 결국 빅테크와 대기업에만 좋은 일이 된다. 단순한 인재 양성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인재가 고르게 배치되도록 정책을 발전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안영국기자 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