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핫이슈]보이지 않는 내부 어디든 본다...'뮤온'의 비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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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7대 불가사의 중 하나인 이집트 피라미드. 그 가운데서도 가장 크고 오래된 쿠푸왕 대피라미드 내부를 들여다보기 위한 도전이 시작된다. 맨눈으로 볼 수 없는 내부 비밀을 풀어줄 열쇠는 바로 우주선(Cosmic-ray) 입자인 '뮤온(Muon)'이다.

맨눈으로 관찰할 수 없는 내부를 들여다보는 경우는 일상생활에서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병원에서 흔히 찍는 'X선(X-Ray)'이 대표적이다. X선이 인체조직 종류에 따라 다르게 흡수되는 원리를 이용해 인체조직 내 뼈 등을 확인할 수 있다.

뮤온은 우주에서 발생한 초신성과 블랙홀, 중성자별 등 폭발 현상을 통해 발생한 고에너지 입자가 지구를 향해 쏟아져 들어오면서 대기와 충돌해 만들어진 2차 입자 중 하나다.

100만분의 1초 만에 붕괴하지만 빠른 속도로 떨어져 붕괴 전에 지상 물체를 통과한다. 상대적으로 질량이 무겁고 에너지가 강하기 때문에 암석과 같은 두꺼운 물질도 쉽게 관통할 수 있다. 투과하는 물질의 밀도에 따라 손실되는 에너지의 양이 달라 X선보다 더 깊이 내부를 들여다볼 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

뮤온 단층촬영은 이처럼 끊임없이 떨어지는 뮤온을 정밀하게 측정해 보이지 않는 내부를 파악하는 원리다. '페르미 국립 가속기 연구소' 소속 앨런 브로소 박사 등이 참여한 연구진은 최근 대피라미드 뮤온 단층촬영 방안을 온라인 저널 '아카이브'에 공개했다.

뮤온 단층촬영을 이용한 대피라미드 탐사 시도는 앞서 지난 2017년에도 시도된 바 있다. '스캔 피라미드 미션'이라는 이름으로 진행된 당시 탐사에서는 뮤온 단층촬영으로 대피라미드 내 쿠푸왕 방으로 연결된 갱도 위 넓은 공간을 확인하는 데 성공했다. 그러나 이 공간이 역사 속에서 전해져 내려오는 비밀의 방인지, 피라미드 건축 구조 원리인지 정확한 용도를 파악하지 못한 상태다.

연구진은 이번 탐사에 앞선 장비보다 훨씬 더 성능을 강화한 새로운 장치를 만들어 내부 구조를 밝히겠다는 계획이다. 이전 장비 대비 감도가 100배 이상 뛰어난 뮤온 망원경을 만들어 대피라미드 기부에서 위치를 옮겨가며 모든 각도에서 뮤온을 측정, 온전한 대피라미드 단층촬영 이미지를 만들어 낼 예정이다.

새 뮤온 망원경은 모든 각도로 이동할 수 있고 온도를 조절하는 선박용 컨테이너를 이용해 만들어진다. 이를 통해 연구진은 고해상도 이미지를 확보하고, 대피라미드 공간 내부에 존재 가능성이 있는 유물까지 확인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뮤온 단층촬영은 이 같은 고대 유적 탐사뿐 아니라 자연현상 관측에도 이용된다.

대표적인 것이 화산 폭발이다. 예측 불가능한 자연재해로 여겨져 왔던 화산 폭발을 예측하기 위한 시도가 이미 이뤄졌다. 산을 관통하는 뮤온을 통해 산 내부 물질 지도를 파악하는 '뮤오그래피(Muograpy)' 기법을 활용, 화산 속 마그마가 가득한 경우 뮤온 관통력이 떨어지는 원리를 적용한 것이다.

실제 일본 규슈 남부 가고시마현에 있는 화산섬 사쿠리지마 화산 주변 여러 곳에 뮤온 검출기를 설치, 6년에 걸친 관측을 통해 화산 내부 마그마가 어떻게 요동치는지를 파악했다. 이를 분석해 실제 화산이 폭발하기 수 시간 전 분출을 예측하는 데 성공한 사례가 있다.

과학계는 이처럼 뮤온 단층촬영 원리를 이용하면 화산을 비롯한 지진 등 재해까지 예측이 가능할 것으로 주목하고 있다. 고대 유적 비밀은 물론 화산과 지진과 같은 재해까지 예측할 수 있다는 점에서 뮤온은 먼 우주에서 날아온 인류를 위한 또 다른 선물이라는 것이다.

이인희기자 leei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