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급제폰 제조사 직영 유통점에 '쏠림'..."경품·물량 확보에서 골목상권 불리"

대기업 지원 아래 물량 우선 배정
단통법 미적용 등 공정경쟁 저해
매장별 할인율 달라 고객 피해도
동네 휴대폰가게 폐점 위기 직면

가전 양판점에 전시된 삼성전자 갤럭시S22 시리즈(전자신문DB)
<가전 양판점에 전시된 삼성전자 갤럭시S22 시리즈(전자신문DB)>

📁관련 통계자료 다운로드번호이동 · 기기변경 판매량 추이사전승낙 판매점 수 추이국내 자급제 단말 활성화에 따른 수혜가 제조사 직영으로 운영되는 대형 유통망에 집중된 것으로 나타났다.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단통법) 적용을 받지 않아 공격적 경품 제공이 가능하고, 우선 물량을 배정받아 골목상권에 포진한 일선 이동통신 유통망(대리점·판매점)과 경쟁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가전제품 끼워팔기와 매장별로 제각각인 할인율로 인해 이용자 차별이 심화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국정보통신진흥협회(KAIT)에 따르면 사전승낙 등록된 이동통신 단말유통 판매점은 지난 3년간 빠른 감소세를 보였다. 2019년 2만2488개에 이르던 사전승낙 판매점 수는 지난해 기준 1만6935개로 급감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동통신 유통망은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시장 위축에 직격탄을 맞았다. 비대면 트렌드 확산으로 매장 내방객이 줄고, 대형 유통망의 자급제 마케팅 공세로 잇단 폐점 위기에 내몰렸다.

이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이동전화 가입 유형별 현황 자료에서 나타나는 번호이동(MNP)·기기변경 판매량 감소 추이와도 일치하는 경향을 보인다. 2019년 1581만여건에 이르던 이동전화 MNP·기변 판매량 규모는 지난해 1314만건 수준으로 떨어졌다. 같은 자급제 단말이 전체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기존 10%대에서 30% 이상으로 확대된 것으로 추산된다.

반면에 삼성전자와 애플 등 국내 스마트폰 시장을 과점한 두 제조사의 직영점은 높은 매출 성장과 매장 확대가 나타났다.

자급제폰 제조사 직영 유통점에 '쏠림'..."경품·물량 확보에서 골목상권 불리"

삼성디지털프라자를 운영하는 삼성전자판매는 지난해 매출이 전년 대비 15% 성장한 3조7800억원을 기록한 것으로 알려졌다. 프리미엄 가전과 TV 판매 호조와 함께 전체 매출 20% 이상을 차지한 스마트폰 수요 급증이 실적 성장을 견인했다는 관측이다.

올해 초 출시된 갤럭시S22 시리즈는 이통사 유통망 판매량 감소에도 전작보다 2주 빠르게 국내 판매량 100만대를 달성했다. 출시 초기 공급 차질이 발생한 상황에서 우선적으로 물량을 배정받아 공격적 마케팅에 나선 직영 유통점이 반사이익을 누린 것으로 분석된다. 애플 역시 명동에 직영 애플스토어 3호점을 추가 개점하는 등 자급제 아이폰 판매 채널을 늘렸다.

일선 유통업계에서는 풍부한 자본력과 제조사 지원을 등에 업은 대형 직영점의 자급제 단말과 단통법 규제를 받는 이통사 단말 간 판매 대등한 경쟁 구도가 불가하다고 지적한다. 일부 가전 양판점은 자급제 단말을 미끼로 냉장고나 노트북 등 동시 구매 시 100만원이 넘는 할인을 제공하기도 한다.

앞서 방송통신위원회는 지난해 말 쿠팡과 알뜰폰 사업자인 KB리브엠이 연계, 자급제 단말에 과다 지원금을 지급한 사례에 대해 경고하고 재발 방지 차원에서 자급제 단말 가이드라인을 개정했다. 다만 자급제와 통신사 단말기간 구분이 불명확해 편법 영업에 악용될 여지를 남겼다.

정부의 자급제 시장 활성화 기조에 따른 수혜가 제조사 직영 유통점으로 쏠리는 상황에서 변화된 시장 환경을 반영한 제도 개선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유통망 관계자는 “동일한 단말기임에도 자급제 구매만 할인이 적용되고, 매장별로 할인율도 제각각이라 이용자 정보 수준과 판매 채널에 따른 차별이 발생하고 있다”며 “자급제 활성화 이면의 이용자 차별 해소와 골목상권 피해를 방지할 해법 마련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박정은기자 je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