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은하 중심부 블랙홀 실제 이미지 첫 포착...블랙홀 연구 진전 쾌거

궁수자리 A 블랙홀 이미지. 중심부 검은 부분은 블랙홀(사건의 지평선)과 블랙홀을 포함하는 그림자, 고리의 빛나는 부분은 블랙홀 중력에 의해 휘어진 빛이다. 사진=EHT
궁수자리 A 블랙홀 이미지. 중심부 검은 부분은 블랙홀(사건의 지평선)과 블랙홀을 포함하는 그림자, 고리의 빛나는 부분은 블랙홀 중력에 의해 휘어진 빛이다. 사진=EHT

우리은하 중심부의 초대질량 블랙홀이 실제 포착을 통한 영상과 이미지로 최초 공개됐다.

한국천문연구원(원장 박영득)은 천문연 참여 사건지평선망원경(EHT) 국제 공동 연구진이 전 세계 협력에 기반한 8개 전파망원경을 연결한 EHT로 초대질량 블랙홀 궁수자리(Sagittarius A) 관측에 성공했다고 12일 밝혔다.

궁수자리 A 블랙홀은 M87에 이어 EHT 팀이 촬영한 두 번째 블랙홀이다. 지구로부터 약 2만 7000광년 떨어져 있으며, 질량이 태양보다 약 400만배 크다.

태양계로부터 거리가 M87 블랙홀 대비 2000분의 1 정도로 가까워 블랙홀 연구를 위한 주요 대상이다. 다만 M87에 비해 질량이 1500배 이상 작아 블랙홀 주변 가스 흐름이 급격히 변하고 심한 산란 효과로 인해 실제 이미지를 얻기 어려웠다.

이번 관측은 우리은하 중심부 블랙홀의 실제 이미지를 얻는 것을 넘어 그동안 규명이 어려웠던 블랙홀 관련 연구 진척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이전에 관측한 M87 블랙홀과 비교해 궁수자리 A 블랙홀은 제트와 같은 강력한 물질 분출 현상이 없는 블랙홀로, 이번 관측 자료를 토대로 한 후속 연구를 통해 현대 천체물리학상 주요 난제 중 하나인 블랙홀 제트 물리적 기원을 이해할 수 있을 전망이다.

또 일반상대성이론에 대한 정밀한 검증, 은하 형성과 진화 과정 등에 대한 분석도 가능할 것으로 연구진은 전망하고 있다. 실제 연구진은 초대질량 블랙홀 주변 부착 흐름을 분석하는 이론을 세우기 시작했다.

한국우주전파관측망(KVN) 울산전파천문대. 사진=한국천문연구원
한국우주전파관측망(KVN) 울산전파천문대. 사진=한국천문연구원

이번 관측에는 천문연을 비롯한 세계 80개 기관, 300명이 넘는 EHT 연구진이 참여했다.

천문연 한국우주전파관측망(KVN) 3기는 EHT 다파장 캠페인에 참여해 궁수자리 A 블랙홀 구조가 원형에 가까움을 확인했으며, 이로부터 블랙홀 부착 원반면이 지구 방향으로 향하고 있음을 제시했다.

또 천문연 소속 등 국내 연구자와 해외 거주 한국인 연구자들은 EHT 주요 망원경인 칠레 아타카마 밀리미터/서브밀리미터 전파간섭계(ALMA)와 하와이 제임스 클러크 맥스웰 망원경(JCMT) 운영에 참여해 이번 연구 관측, 자료처리, 영상화에 이르는 다양한 과정을 수행했다.

연구에 참여한 손봉원 천문연 박사는 “궁수자리 A 블랙홀은 집단지성으로 인류가 직접 관측한 블랙홀 중에 가장 가까운 블랙홀”이라며 “천문연이 공동으로 운영하는 ALMA 및 JCMT 망원경 참여를 넘어 KVN이 EHT에 직접 참여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 결과는 천체물리학저널에 12일자 게재됐다.

이인희기자 leei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