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텔렉추얼디스커버리(ID)의 기업공개(IPO) 추진은 세계시장에서 날이 갈수록 격화하는 특허전쟁의 중요성을 반영한다. 국내에도 글로벌 특허전쟁에 맞설 전문기업 성장이 필요하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6일 한국지식재산보호원에 따르면 지난해 해외 기업이 국내 기업을 상대로 제기한 특허 소송은 192건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무차별 소송전을 일삼으며 '특허 괴물'이라 불리는 해외 특허관리전문업체(NPE)가 차지하는 비중은 77.6%에 이른다.
ID는 코스닥 상장을 통해 많은 투자자와 개인이 지식재산권(IP)에 관심을 두고 특허 가치가 제대로 인정받는 IP 생태계를 조성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국내 기업과 발명자가 개발한 특허로 해외에서 수익을 올리고 자금이 다시 국내 자본시장으로 유입돼 IP 투자가 확대되는 선순환을 실현한다는 구상이다.
◇IP 라이선싱에 IP금융 더해 독자 사업모델 구축
ID는 이동통신·반도체·네트워크·에너지 등 주요 산업 기술 분야에 5000개가 넘는 특허를 보유했다. 주요 사업 모델은 특허 소송이나 로열티 계약을 통해 수익을 창출하는 IP 라이선싱과 IP 매각·중개 등에 초점이 맞춰진 IP 거래다. 올해부터는 새롭게 IP 사모펀드(PEF)를 운용, IP를 기반으로 벤처기업에 투자하거나 유망 IP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IP금융 사업도 시작했다. 지금까지 12개 기업에 85억원을 투자했다. 유망 기업에 대해서는 IP 활용 가치를 높일 수 있는 컨설팅 서비스 등을 제공할 예정이다.
ID는 사업 모델 다각화를 통해 자본의 원활한 공급과 더불어 소송·매각 등 개별 프로젝트 단위의 단발성 매출 비중이 높은 사업 리스크를 상쇄한다는 방침이다. 이보다 앞서 진행한 코스닥 상장특례 사업모델기업 심사용 기술성 평가에서는 심사 결과 두 곳에서 각각 A등급과 BBB등급을 획득했다.
◇인터디지털·아카시아 등 글로벌 NPE 맞대응
해외에서는 일찌감치 일찌감치 IP 수익화 사업에 대한 시장성이 검증됐다. 글로벌 NPE 가운데 인터디지털, 아카시아 등이 나스닥에 상장돼 자본시장 참여를 끌어냈다. 인터디지털 시가총액은 20억달러(약 2조4000억원), 아카시아는 2억1000만달러(2600억원)에 이른다. 삼성전자와 인텔, TSMC 등으로부터 특허 로열티 수입을 올린 이종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의 반도체 벌크 핀펫 기술은 초기 수익화 과정에서 해외 IP금융기관으로부터 소송자금을 유치했다. 당시 국내에 수익화 역량이 충분한 특허 전문업체가 부재했고, IP금융이라는 개념도 성립되지 못했기 때문이다.
ID는 IPO로 몸집을 불려 세계시장에서 경쟁할 수 있도록 자본력을 확충할 계획이다. 국내 기업을 상대로 한 해외 NPE 소송 공세에 맞서 ID가 확보한 특허 포트폴리오로 '우산' 역할을 확대한다. ID는 주주로 참여하고 있는 대기업은 물론 중소기업을 위한 방어 서비스도 제공 범위를 넓혀 갈 방침이다.
인텔렉추얼디스커버리 사업 모델
박정은기자 je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