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원구성 협상 원점으로...새 정부 입법공백 장기화

국힘 "민주당서 대선과정 고소·고발 취하 요구"
민주 "없는 사실…협상에 찬물 끼얹는 발언"
폭로전으로 번지며 입법 공백 장기화 조짐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의 후반기 국회 원구성 협상이 원점으로 되돌아갔다. 이번주초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의 '마라톤 협상' 제안으로 시작했지만 서로 감정만 상한 채 서로 사과를 요구하고 있다. 상임위 부재로 국회 입법 업무도 발의 법안만 쌓여가고 있다.

22일 예고됐던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와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의 만남이 결국 무산됐다. 양당은 상호 협상 내용 공개 등을 문제 삼으며 현재로서는 협의 진행이 어렵다며 대립했다.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22일 인천 송도센트럴파크 호텔에서 열린 제9대 국민의힘 인천광역시당 지방선거 당선인 워크숍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22일 인천 송도센트럴파크 호텔에서 열린 제9대 국민의힘 인천광역시당 지방선거 당선인 워크숍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권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에 열린 '혁신24 새로운 미래(새미래)' 세미나에서 원 구성 협상 지연의 원인으로 민주당의 몽니를 지목했다. 민주당이 원 구성 협상 과정에서 전제조건으로 이 후보에 대한 고소·고발 취하를 요구했다고 주장했다.

권 원내대표는 “대선 과정에서의 고소·고발을 취하하라고 했다. 전부 이재명 후보와 관련된 것”이라며 “이 의원을 살리기 위해서 정략적으로 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또 검수완박 관련 헌법재판소에 권한쟁의와 헌법소원에 대해서도 취하를 요구했다고 공개했다.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2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2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박 원내대표는 권 원내대표의 주장을 “없는 사실”이라고 바로 반박했다. 박 원내대표는 이날 비대위 회의 이후 기자들과 만나 “협상을 하는 상황에서 찬물을 끼얹는 발언”이라며 “없는 사실까지 얘기하면서 공격하는 것이 국회 정상화를 위한 진정성인가”라고 불만을 표했다. 이어 “권 원내대표가 사과하지 않으면 오늘 중 만남은 갖지 않겠다”고 말했다.

진성준 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도 “원 구성 협상 과정에서 이 의원에 대한 고소·고발 취하를 조건으로 제시한 적이 없다. 이재명이라고 하는 이름조차 거명한 적이 없다”고 반박했다.

다만, 원 구성 협상 과정에서 '고소·고발 취하'를 언급한 점은 인정했다. 진 수석은 “대통령 선거와 지방선거를 치르는 과정에서 양당이 고발한 게 있다. 신뢰 회복 차원에서 이를 취하하는 게 어떤가라는 의사를 타진한 적은 있다”고 설명했다.

국회 정상화를 위한 원구성 협상이 폭로전으로 치달으면서 국회 공전은 계속 이어질 전망이다. 다음주면 후반기 국회가 시작한 지 한 달이 넘어가지만, 상임위나 법안도 논의되지 않고 있다. 후반기 국회가 시작한 이후 지금까지 발의된 법안은 300여개가 넘은 상황이다. 이 중에는 첨단산업지원, 우주개발진흥, 국가연구개발혁신, 금용소비자보호 등의 내용을 담은 법안들도 있다. 법안처리 지연으로 새정부 정책 추진에도 제동이 걸릴 수 있는 셈이다.

권 원내대표는 '인천시당 지방선거 당선인 워크숍'에서 회동 재개 가능성을 묻는 기자들 질문에 “아직 모르겠다”며 “민주당의 처분만 기다리고 있다”고 했다.

조정형기자 jenie@etnews.com, 최기창기자 mobydic@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