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LG디스플레이를 위한 제언

우리 디스플레이 산업의 핵심축인 LG디스플레이가 흔들리고 있다. 2분기 4000억원대 영업손실에 이어 3분기에도 7000억원대 적자를 기록했다. 여느 때 같으면 연말 쇼핑 시즌 효과로 반등을 기대하겠지만 글로벌 경기침체 지속으로 단기 회복을 기대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LG디스플레이는 TV로 대표되는 대형 디스플레이의 패러다임을 바꾼 곳이다. 흑백에서 컬러TV, 프라스마디스플레이패널(PDP)에서 액정표시장치(LCD)로 기술이 진화할 때도 선도 자리에 있었다. 2012년 세계 최초로 55인치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패널을 양산하면서 또 한 번 대형 디스플레이 기술을 발전시켰다.

LG디스플레이의 투명 OLED.(사진=전자신문DB)
LG디스플레이의 투명 OLED.(사진=전자신문DB)

최근 부진 배경에 대형 OLED가 있어 안타깝다. LG디스플레이가 세계에서 유일하게 생산하는 제품이지만 대규모 투자와 늦은 시장 개화가 맞물리고 있다. 신기술이 개발되고, 범용화될 때까지 투자와 시간이 필요하듯 변화 과정에서 고통이 따르는 것으로 보인다. 위기를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가 관건이다.

이는 LG디스플레이만의 숙제가 아니라고 판단한다. LG전자가 혁신적인 TV를 내놓고 시장을 선도할 수 있었던 건 디스플레이를 만드는 LG디스플레이가 있었기 때문이다. OLED TV도 LG디스플레이가 뒷받침하지 않았다면 LG전자가 차별화한 성능과 경쟁력 있는 가격에 출시하지 못했을 것이다. 위기 극복을 위해서는 이런 상부상조의 전통을 되살릴 필요가 있다. LG전자가 OLED TV 판로 확대에 좀 더 공격적으로 나서는 것이다. OLED TV 판매 확대로 OLED 패널 사업의 규모의 경쟁력을 기르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

국내 디스플레이 산업을 위협하던 중국의 구조조정 소식도 들려온다. OLED라는 차별화한 기술을 보유한 한국에 분명 기회는 다시 올 것이다. 현재 위기를 극복할 수 있도록 고통은 분담하고 힘을 더하는 노력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