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올해 마지막 금리 결정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한꺼번에 0.5%포인트(P) 올리는 빅스텝을 단행할 전망이다. 오는 13~14일(현지시간)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빅스텝을 밟으면 미 기준금리는 4.25~4.5% 구간이 된다. 회의 결과는 우리 시간으로 15일 오전 3시쯤 나온다.
시카고상품거래소 그룹의 실시간 미국 금리 예측 분석 도구 페드워치에 따르면 Fed가 빅스텝을 단행할 확률을 약 80%로 예상하고 있다. 나머지 20%는 자이언트 스텝(금리 0.75%P 인상)을 내다보고 있다.
미국이 빅스텝을 밟으면 한국은행과의 금리차는 상단 기준 1.25%P로 벌어지게 된다. 금리차 1.25%P는 한은이 설정한 마지노선 1.0%P를 넘어서는 수준이다.
가장 가까운 한·미 금리 역전기는 2018년 3월부터 2020년 2월까지였다. 당시 격차는 최대 1.0%P였다. 2019년 7월 18일 한은이 기준금리를 1.75%에서 1.50%로 인하하면서 미국(2.25~2.5%)보다 1.0%P 낮아졌다. 이후 약 2주 뒤인 같은 달 31일 Fed가 2.0~2.25%로 인하하면서 격차는 0.75%P로 줄었다.
지금까지 금리 역전 상황에서 한·미 간 최대 차이는 2000년 5월부터 10월 사이 1.5%P였다. Fed 빅스텝이 확실시되는 상황에서 적어도 내년 1월 중순까지는 역대 두 번째 금리 역전 폭(1.25%P)이 이어지는 셈이다.
한·미 금리차가 커지면 원화 가치가 더 큰 폭으로 하락하고 외국인 투자자가 국내 금융시장에서 돈을 빼갈 수 있다. 원화 가치 하락으로 수입 물가가 크게 오르면서 국내 소비자물가는 더 올라갈 수밖에 없다.
한은은 내년 1월 13일 열리는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또다시 올릴 수밖에 없게 된다. 여기에 더해 회의 전까지 벌어진 금리차에 연말 연초 주식시장 불안정성도 커질 전망이다.
정부와 한은은 금리 역전 폭이 감내할 수준이라고 보고 있지만 과도한 금리 인상으로 주택담보대출 이자 등 가계에 큰 부담을 줄 수 있다는 우려에 금리차 역전을 애써 외면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최근 외신 인터뷰에서 “앞으로 부동산 시장이 연착륙할 수 있도록 이를 감안해 통화정책을 운용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최종금리 수준은 현재 불확실성이 높지만 3.5%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내년 1월 인상 후 금리 인상 사이클을 종료하겠다는 뜻이다.
원·달러 환율은 Fed 눈치를 보는 중이다. 이달 들어 1290원대까지 떨어졌던 환율은 1320원대로 다시 뛰어오른 뒤 큰 폭으로 오르락내리락하고 있다.
김민영기자 myki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