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대학포럼]〈102〉2022년 임인년을 마무리하며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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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는 우리 사회에 중요한 이정표가 될 많은 일이 발생한 해였다. 무엇보다 3월 9일에는 20대 대통령 선거가 있었고, 6월 1일에는 지방선거를 치렀다.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코로나19를 껴안고 살아야 한 한 해였지만 전년과 또 다른 우리 사회를 달구었던 화두가 많이 있었다. 'ET대학포럼'은 올해 모두 51회에 걸쳐 국민의 현재와 미래의 삶을 어렵게 만드는 주제를 다뤘다.

그 가운데 단연 올해 모습을 다시 한번 드러내 보인 것은 바로 첫 주제로 다룬 '코로나19 3년, 방역 정책은 어디로 가야 하는가'였다. 우리는 한 해 전 이 코너를 통해 코로나19 사태가 단기간에 종식되지 않을 것이며, 결단력 있는 방역단계 조정과 방역 준비가 필요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리고 이 지적이 옳은 것이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청년의 삶에 대한 우려도 올해 특별한 관심으로 깊이 다룬 주제였다. 구직 자체를 포기하는 청년이 크게 늘고, 코로나19 장기화가 겹치면서 청년이 벼랑 끝에 위태롭게 서 있음을 지적했다. 3포(연애·결혼·출산 포기)를 넘어 5포·7포, 이를 넘어 포기한 게 너무 많아 셀 수도 없는 'N포 세대'라고 자평하고 있다. 당장 취업한다고 해서 끝이라고 생각해서는 안 되며, 2030 청년이 어떤 세상을 살아가야 하는지 깊이 있는 이해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우리는 보았다.

새 정부에서는 과학기술만큼이나 인문사회 연구가 중요하다는 주장도 올해의 새로운 제안이었다. 타인 배려가 부족한 MZ세대를 비판하기 이전에 그동안 경쟁과 이익, 성장과 발전만을 추구해 온 우리를 뒤돌아봐야 한다는 자책이 근저에 있었다. 이와 함께 이 같은 사회 문제는 전 생애에 걸쳐 국민 개개인의 역량 제고를 지원하는 체계 마련에서 실마리를 찾아야 한다는 고심도 제안에 담았다.

이제 미래에는 '담대한 변화'를 시작하자는 제안도 있었다. 포장만 바꾸는 것이 아니라 우리 사회 전반에 걸쳐 철학과 비전을 바꿔야 할 때라는 것이 올해를 따라온 많은 제안의 주제였다. 이제 우리가 창의와 도전을 말한다면 진정 창의적이고 도전적이어야 할 것이다. 해묵은 관행도 허물어야 할 것이고, 정책은 자의적이 아니라 근거에 기반을 두어서 기획되고 운용되어야 할 것이다. 그동안 미루어 온 많은 정책을 다시 꺼내어서 추려내 할 것은 추진해야겠다.

코리아 연구개발(R&D) 페르소나를 재창조해야 한다는 주장도 기억해 둬야 할 필요가 있다. 여기엔 과학기술에 주어진 미션을 제대로 대응하려면 지금까지 R&D 투자로 창출한 성과를 '가치' 기준으로 평가하는 것에서 국가 과학기술 전략 로드맵을 새로 마련해야 한다는 것까지 변화와 혁신이 필요하다는 주장을 담았다.

그리고 올해에는 앞으로도 여전히 우리 사회의 논쟁으로 남을 주제도 다루었다. 그 가운데 하나가 탈원전 정책에 관한 것이었다. 정부 시각에 따라 다를 수 있지만 이 정책을 수립하고 집행하는 데 객관적 근거에 기반을 두지 않았다는 평가도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앞으로 원자력 정책에서 몇 가지 원칙이 세워지고 지켜져야 한다는 것을 희망한다고 했다.

이제 곧 계묘년을 맞는다. 우리 기대와는 달리 코로나19는 여전히 우리 곁에 있을 것으로 여겨진다. 글로벌 경제는 침체로 접어들고 있는 듯 보이고, 우리 경제는 꽤나 힘들고 어려운 시간을 보내야 할지도 모른다. 한창 성장기 투자를 해야 하는 스타트업이나 청년층에 어려움은 더 큰 형태로 다가올 수 있다.

이 같은 어려운 여정 속에서 누군가는 새해에 우리 사회가 간과해서는 안 될 주제를 찾아내고 어떻게 극복해야 하는지 비판과 함께 제안을 꺼내야 할 것이다. 'ET대학포럼'은 앞으로도 어려운 여정을 깨어 있는 마음과 따스한 시선으로 묵묵히 함께할 것이다. 이것이 이 포럼의 바람이자 지탱해 온 힘이기도 했기 때문이다.

박재민 건국대 교수·ET대학포럼 좌장 jpark@konkuk.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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