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메타버스 진흥 위한 조속한 입법과 선제적 규제혁신 필요

조준희 한국소프트웨어산업협회장
조준희 한국소프트웨어산업협회장

메타버스는 가상과 현실 간 상호작용을 통해 일상생활과 다양한 산업 분야로 활용·확산하고 있다.

딜로이트는 글로벌 메타버스 시장규모가 디지털 전환 가속화로 향후 5년간 연평균 30% 이상 고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새로운 성장산업으로 조명받고 있는 메타버스산업이 지속 발전하고 사회적 수용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개방성·역동성 등과 같은 메타버스 특성을 고려, 한발 앞선 규제 발굴과 혁신이 필요하다.

메타버스는 가상자아, 창작자경제 등 기존 산업과는 차별화한 특성을 띠고 있어 개별 산업법과의 부정합성에 의한 규제 문제가 불거질 것으로 예상된다. 규제 이슈를 선제적으로 발굴하고 효과적으로 개선하기 위해서는 플랫폼 운영자·창작자·이용자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의 의견을 수렴하고 반영할 수 있는 민간 주도의 자율규제 체계를 마련, 규제 이슈에 유연하게 적시 대응하는 것이 필요하다. 현재 규제 개선 수요 등에 대한 종합적 대처가 미진하다. 각 부처에 분산된 지원 사업의 종합적 정보 제공과 규제 개선 체계를 통합한 원스톱 창구를 설치하면 지원 효율성을 향상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정부는 3월 2일 국무총리 주재로 제3차 규제혁신 전략회의를 통해 '메타버스 생태계 활성화를 위한 선제적 규제혁신방안'을 발표했다. 방안에서 메타버스산업 발전을 위한 규제 개선의 기본원칙으로 민간 중심의 '자율규제' 도입, 초기 단계인 산업 여건을 고려한 '최소규제' 적용, 기술·산업 발전을 저해하지 않기 위한 '선제적 규제혁신' 추진을 강조했다. 이는 메타버스가 새로운 성장산업으로 자리 잡도록 노력하겠다는 정부의 의지를 표명한 것이다. 업계도 이러한 정부의 노력이 국내 산업에 활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메타버스 생태계 조성을 위한 중요한 요소 가운데 하나가 '창작자 경제'다. 메타버스의 성패는 수많은 창작자 활동을 통한 다양한 콘텐츠 제공에 달렸다고 할 수 있다. 메타버스에서의 다양한 창작자 기반 경제 활동을 뒷받침할 필요가 있다. 이와 함께 메타버스는 이용자가 가상의 아바타(자아)를 매개로 융합된 공간에서 상호작용하기 때문에 아바타를 이용한 성적 수치심 유발 행위, 상대에 대한 모욕과 명예훼손 등 새로운 유형의 문제가 발생할 우려가 있다. 메타버스의 혁신성을 해치지 않으면서 이용자가 안전하고 신뢰할 수 있는 메타버스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민·관이 협력해서 선제적으로 법적 쟁점에 대해 논의하고 조속히 해소하는 것이 필요하다.

우리나라는 지금까지 많은 산업 분야에서 우수한 패스트 팔로어(fast follower) 전략으로 70여년 동안 세계 최빈국에서 세계 10위의 경제 대국으로 눈부신 성장을 했다. 그러나 지금까지 우리 경제의 성장을 견인한 패스트 팔로어 전략은 한계에 도달했다. 다른 나라의 그림자를 따라가는 방식으로는 더 이상 나아가기 어렵기 때문이다.

이제는 우리가 퍼스트 무버(first mover)가 되기 위한 새로운 전략과 정책이 필요하다. 메타버스산업이야말로 우리 경제를 대표하는 퍼스트 무버 산업으로 각광받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메타버스가 차세대 경제 발전을 주도할 퍼스트 무버 산업으로 발전하기 위해서는 법·제도적 뒷받침이 필수다. 그러나 메타버스산업을 체계적으로 진흥하고 이용자를 보호하기 위한 법·제도는 아직 미비한 실정이다.

국회에서 메타버스산업을 진흥하기 위한 입법 논의가 급물살을 타고 있는 상황에 관련 법안이 조속히 통과돼 우리나라 메타버스산업 성장의 골든타임을 놓치지 않기를 기대해 본다. 민간에서도 정부의 노력에 발맞춰 혁신 친화적인 자율규제 체계를 구축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이를 통해 건강한 산업 생태계가 조성되고 규제 혁신에 앞장서는 메타버스 선도국가가 되기를 바란다.

조준희 한국소프트웨어산업협회장 jhjoh@sw.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