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동주의 펀드 KCGI, DB하이텍 지분 취득…자사주 소각·이사회 독립 요구

DB하이텍.
DB하이텍.

국내 행동주의 펀드 KCGI가 DB하이텍 지분을 취득하고 자사주 소각, 독립적인 이사회 구성 등을 요구하며 주주활동에 나섰다.

KCGI는 30일 투자목적회사인 캐로피홀딩스를 통해 DB하이텍 지분 7.05%를 취득했다고 밝혔다. KCGI는 기업가치 증대를 목표로 하는 행동주의 펀드로 한진칼, 오스템임플란트 등을 대상으로 주주 행동주의 활동을 펼쳤다.

KCGI는 지분 취득 배경으로 DB하이텍이 4년간 연평균 26%의 매출 성장을 기록한 데 비해 주가수익비율(PER)이 3.5배에 머무는 등 기업가치가 저평가된 점을 들었다.

KCGI 29일 DB하이텍이 정기 주주총회에서 반도체 설계사업(팹리스)의 자회사 분사 안건을 통과시키는 과정에 문제가 있었다고 지적했다. KCGI는 “기업분할은 충분한 협의와 설득을 거친 후 지배주주가 제외된 일반주주만의 표결로 의사결정을 했어야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KCGI는 DB하이텍이 1000억원 규모 자사주 매입 계획 등을 제시한 것은 환영하면서도 자사주 소각까지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KCGI는 “자사주 매입이 공정거래법상 지주회사 행위제한 요건(지주회사는 자회사 주식을 40% 이상 보유)을 피하기 위한 일시적 대처라면 KCGI는 이를 바로잡고자 한다”며 상황에 따라 행동에 나설 가능성도 내비쳤다. DB하이텍 최대주주는 DB그룹 지주사 DB Inc로 지분율은 12.39%다. 특수관계인까지 합쳐도 17.78%에 불과하다.

KCGI는 정당한 주주권 행사를 위한 집중투표제도 제안했다. 집중투표제는 소액주주권 보호와 기업지배구조 개선을 위한 제도로, 복수의 이사를 선임할 때 주당 이사수와 동일한 수의 의결권을 부여하는 것을 말한다. 예를 들어 3명의 이사를 선출한다면 1주당 의결권은 3표가 되고 이를 한 후보에게 몰아줄 수 있다.

KCGI는 “일반주주가 임명한 사외이사와 감사위원 선임, 전원 사외이사로 구성된 보상위원회를 설치해 이사회 독립을 위한 견제와 감시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KCGI는 “올바른 지배구조 확립과 기업가치 제고를 위해 경영진, 대주주, 일반주주와 소통할 것”이라면서도 “주주가치 제고에 반하는 결정이 있다면 경영진과 협의해 고쳐 나가고자 한다”고 말했다.

송윤섭기자 sy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