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동해가스전 ‘CCS’ 실증사업 성공적 수행 기대한다

유승훈 서울과학기술대학교 창의융합대학 학장
유승훈 서울과학기술대학교 창의융합대학 학장

온실가스 감축으로 탄소중립을 추구하기 위한 '산업대전환' 시대가 빠르게 다가오고 있다. 예컨대 우리의 주된 수출대상 가운데 하나인 유럽연합(EU)은 2026년부터 철강, 시멘트, 알루미늄, 비료, 수소 등 6개 업종에 탄소국경조정세(CBAM)를 적용할 예정이다.

우리나라는 203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을 2018년 대비 40% 줄여야 한다. 철강, 시멘트, 석유화학 등의 탄소다배출 국가기간산업에서 이 같은 목표를 달성하기는 절대 쉽지 않다.

탄소중립을 위해서는 산업구조의 근본적 변화가 필요하지만, 당장 실현은 불가능하다. 이에 따라 정부는 애초 산업부문에서 줄이기로 한 물량 중 1120만톤을 이산화탄소 포집·활용·저장(CCUS)으로 감축하겠다고 밝혔다.

CCUS 기술은 온실가스 감축에 핵심 역할을 하는 것은 물론 더 큰 존재감을 보이며 성장할 것이다. 블룸버그 BNEF 보고서에 따르면 2030년 세계 이산화탄소 포집 용량이 2020년 대비 약 5배로 성장할 전망이다. 각국 정부와 기업들은 탄소중립을 위한 CCUS 산업에 대한 정책 수립 및 투자 확대를 서두르고 있다. 글로벌 에너지 기업인 엑손모빌은 2021년 CCUS 신사업부를 창설하고 CCUS 기술 상업화를 선언하기도 했다.

캐나다 카본엔지니어링, 미국 글로벌서모스탯, 스위스 클라임웍스 등 CCUS 분야 스타트업도 잇달아 등장하고 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2021년 '엑스프라이즈 탄소 제거' 프로젝트를 발표했다. 탄소 포집 경연대회에서 1기가톤의 탄소 포집 기술을 개발한 팀에게 1억달러에 달하는 기부금을 지급하겠다고 밝혔다.

CCUS 기술은 향후 탄소중립 시대 필수 요소가 될 것이다. 2021년을 기준으로 세계 각국에서 상업 운영 중인 CCUS 사업은 29개다. 3600만톤을 포집하고 있다. 2030년까지 135개 사업에서 1억1100만 톤에 달하는 탄소를 포집할 예정이다. 미국 와이오밍주의 CCUS 플랜트는 세계 최대 설비를 구축하고, 매년 약 700만톤을 처리하고 있다.

우리나라 정부도 현재 발전소, 산업단지 등에서 발생한 이산화탄소를 포집해 동해가스전에 저장하기 위한 탄소 포집·저장(CCS) 실증사럽을 추진하고 있다. 연간 120만톤씩 30년간 총 3600만 톤을 저장할 계획이다.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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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사업으로 이산화탄소 포집 기술을 국산화하고, 포집한 이산화탄소의 압축, 운송, 주입 기술 개발 및 실증을 할 예정이다. 또 CCUS 전주기에 대한 모니터링 시스템까지 개발할 방침이다.

이 같은 대규모 CCUS 실증 사업은 국내 기업들에 CCUS 기술의 조기 상용화를 위한 초석을 제공, 우리나라가 해외 CCUS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게 해 줄 것이다. 특히 대한상공회의소가 올해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한국 국내 기업들은 해외로 나가 이산화탄소 저장소를 찾을 계획이다.

이를 위해서는 이산화탄소 허브터미널, 해저배관 등 기초 인프라와 함께 대규모 테스트베드에서의 기술 검증이 반드시 필요하다.

현재로서는 민간이 CCUS 사업에 참여하기에 설비 구축비용이 너무 비싼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이 같은 비용 부담은 실증사업으로 낮출 수 있다. CCUS 실증사업을 성공시킨다면 온실가스 감축과 CCUS 관련 국내 기업들의 기술경쟁력 강화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을 것이다.

우리나라 기업들이 이를 발판으로 삼아 세계 시장을 선점하기를 기대한다. 이를 위해서는 동해가스전 CCUS 실증 사업을 실질적으로 수행하기 위한 테스트베드 마련도 중요하다. 정부가 국내 해양 지중저장을 위한 부지 확보에도 나서야할 것이다.

유승훈 서울과학기술대학교 창의융합대학 학장 shyoo@seoultech.ac.kr

서울과학기술대학교 창의융합대학 학장 유승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