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부가 디지털 시대 선도국으로 자리매김하기 위한 '디지털 권리장전'을 공개했다. 새로운 디지털 질서 규범 정립과 국제기구 설립을 우리나라가 주도하겠다는 윤석열 대통령의 뉴욕 선언 이후 1년 만에 나온 구체화된 결과물이다. 선언적 의미에서 그치는 것이 아닌 구속력을 갖추기 위한 법·제도 정비와 글로벌 공감대 형성 등 후속작업도 본격화된다.
박윤규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제2차관은 25일 서울정부청사에서 '디지털 권리장전' 5대 원칙과 세부 조항을 발표했다. 디지털 고도화 시대에 맞는 범국가적 규범을 제시하면서 글로벌 '룰 세팅'을 선도할 수 있는 기준과 원칙 마련에 초점을 맞췄다.
박 차관은 “디지털 심화 시대 국제사회가 추구해야 할 보편적 디지털 질서 기본 방향을 담은 헌장”이라며 “디지털 혁신 혜택을 모두가 정의롭고 공정하게 누리는 디지털 공동번영사회를 위한 기본 규범”이라고 말했다.
이날 공개한 디지털 권리장전은 전문과 함께 총 6장, 28개조가 담긴 본문으로 구성됐다. 공식 제명은 '디지털 공동번영사회의 가치와 원칙에 관한 헌장'이다. 5대 핵심 원칙으로 △디지털 환경에서 자유·권리 보장 △디지털에 대한 공정한 접근과 기회 균등 △안전·신뢰할 수 있는 디지털 사회 △자율·창의 기반 디지털 혁신 촉진 △인류 후생 증진을 제시했다.
박 차관은 “글로벌 공통 가치를 반영하면서도 디지털 혁신 경험과 철학을 담아 우리나라만의 차별성을 부각했다”면서 “해외와 달리 AI 중심 논의를 넘어 리터러시 향상, 격차 해소 등 디지털 전반 이슈를 포괄했다”고 말했다.
제1장에서는 디지털 공동번영사회 구현을 위한 5원칙을 제시하고 제2장부터 제6장에서는 이를 구현하기 위한 시민의 보편적 권리와 주체별 책무를 세부 원칙 형태로 규정했다. 키오스크에 대한 디지털 접근과 본인 정보에 대한 열람·정정·삭제·전송을 보장하며 플랫폼 노동, 원격근무 등과 관련된 디지털 근로·휴식의 보장 등이 대표적이다.
디지털 저작물 등 디지털 자산이 정당한 법적·정책적 보호를 받아야 한다는 '디지털 자산의 보호', 디지털 격차 해소를 위한 '디지털 리터러시 향상' 등도 명시됐다. 디지털 환경에 맞지 않는 불합리한 규제 개선과 전문인력 양성, 연구개발 투자 등 '디지털 혁신의 지원'이 이뤄져야 한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인류 후생 증진을 위한 디지털 국제규범 형성, 국가 간 디지털 격차 해소 등 범국가적 노력도 원칙도 규정됐다.
박 차관은 “이번 디지털 권리장전을 기준으로 삼아 디지털 심화시대 쟁점을 해소하고 구체적 법·제도를 정비하기 위한 실질적 노력을 이어나갈 계획”이라며 “AI를 포함해 디지털 분야 전체를 포괄하는 헌장은 이번이 처음인 만큼 우리나라가 글로벌 차원 규범 질서를 주도하겠다”고 말했다.
박준호 기자 junh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