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인터넷기업협회는 지난 13일 서울 영등포구 FKI타워에서 '개인정보 동의제도 개편이 가지는 의미와 영향력' 세미나를 개최했다고 14일 밝혔다. 이날 토론회에서는 개정된 개인정보 보호법이 산업계에 미치는 파급효과에 대해 논의했다.
이날 세미나는 박성호 인기협 회장 환영사를 시작으로 법 전문가들이 참여해 의견을 개진했다.
우선 안정호 법무법인 세종 변호사가 개정 개인정보 보호법에 따른 동의제도 개편에 대해 설명했다.
안 변호사는 “안내서(안)에서 설명하는 것처럼 필수동의를 민감정보 수집 등 일부 예외적인 상황에서만 허용하는 것이 법률의 해석론에 맞는 것인지 의문”이라면서 “관련 법이나 시행령을 개정하여 이 부분을 명확히 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말했다. 또한 “계약 이행을 위해 필요한 개인정보에 대한 해석을 과도하게 엄격히 하는 경우 동의제도 개선의 목적을 달성할 수 없을 것”이라면서 “사업자가 동의 없는 개인정보 수집·이용 적법근거를 활용하기 보다는 안전하게 동의받는 방법을 선택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개인정보처리자의 정당한 이익을 위해 필요한 경우의 범위도 합리적으로 해석하여 사업자들이 부담없이 활용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상용 건국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필수 동의와 계약 자유의 원칙'을 주제로 발표하면서 위법성을 지적했다.
이 교수는 “안내서(안)의 문구는 계약에 필요한 경우에 동의를 받는 것은 위법하다고 읽힐 수 있다”면서 “필수 사항에 대한 비동의 처리 허용은 묵시적 동의에 기반한 것으로 볼 수 있고, 복수의 처리 근거를 갖추는 것도 가능하다”고 밝혔다.
이어지는 종합토론에서는 이승민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가 “동의 없는 개인정보 처리 적법근거는 수범자의 판단에 따라 선택해야 한다”면서 “입증책임도 수범자에게 있는 상황에서 명확한 기준 없이 자율적으로 판단하라고 하는 것은 법적 안정성과 준수 측면에서 상당한 부담이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권창범 법무법인 인 변호사는 “서비스 전반에서 나의 개인정보가 필요한 경우보다는 물건을 구매하거나 배송 등 중요 결정이 발생할 때 개인정보가 필요한 경우가 대부분”이라면서 “특정 상황에서 필요한 경우 개인정보를 수집하기 보다는 본인 인증을 해야만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문화를 개선하는 것이 우선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곽대섭 한국디지털광고협회 팀장은 “맞춤형 광고는 디지털 플랫폼 생태계를 운영하는 필수 기반 산업”이라면서 “온라인 플랫폼 및 디지털 서비스에서 개인정보의 활용 유연성이 개선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김도승 전북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유럽연합(EU)의 일반 데이터 보호 규정(GDPR)은 우리나라 개인정보 보호법에서 참고를 하고 있는 모델이나 EU는 토종 서비스를 보유하고 있지 않다”며 “EU의 법을 참고는 하되 한국의 AI 및 데이터 산업 발전을 위한 정책을 마련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밝혔다.
박성호 인기협 회장은 “동의 이외에 별다른 개인정보 수집 적법근거를 활용하지 못했던 국내 상황에서 동의제도의 변화는 우리나라 산업계에 상당한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동의제도 개편으로 인하여 맞춤형 광고를 위한 데이터 수집이 제한된다면 국내 무료 서비스 제공 사업자들이 어려움을 겪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변상근 기자 sgby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