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마이크론 “지주사 전환으로 2030년 글로벌 5위권 OSAT 기업 도약”

이동철 하나마이크론 대표가 13일 서울 여의도 금융투자협회에서 열린 기업 설명회(IR)에서 발표하고 있다. (사진=이호길 기자)
이동철 하나마이크론 대표가 13일 서울 여의도 금융투자협회에서 열린 기업 설명회(IR)에서 발표하고 있다. (사진=이호길 기자)

하나마이크론이 지주사 전환을 통해 책임 경영을 강화하고 브라질 법인 브랜드 사업 전문성을 강화, 오는 2030년에 글로벌 5위 외주반도체조립테스트(OSAT) 업체로 도약하겠다고 밝혔다.

지주사 전환이 승계 사전 작업이라는 지적에 대해서는 가능성을 부정하지 않으면서도 주요 목적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이동철 하나마이크론 대표는 13일 서울 여의도 금융투자협회에서 열린 기업 설명회(IR)에서 “사업별 최적화 전략을 추진하기 위해 지주사 전환이 필요하다”며 “경영 자원을 효율적으로 배분, 주주 가치를 높이는 게 궁극적인 목표”라고 밝혔다.

하나마이크론은 최근 이사회에서 회사를 존속법인 하나반도체홀딩스(가칭)와 신설법인 하나마이크론(신설법인)으로 인적분할하는 안건을 의결했다. 6월 주주총회에서 동의를 얻으면 인적분할이 확정된다.

회사는 하나마이크론 사업 영역이 패키징·테스트 등 후공정, 반도체를 판매하는 브랜드 사업, 소재·부품 제조 등으로 복잡한데, 지주사 체제로 전환해야 효율적이고 전문화된 경영을 실현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하나마이크론 경영진이 주주 질문에 답하고 있다. (왼쪽부터) 김준식 하나마이크론 전력기획팀 부사장, 이동철 하나마이크론 대표, 박상묵 경영관리팀 전무. (사진=이호길 기자)
하나마이크론 경영진이 주주 질문에 답하고 있다. (왼쪽부터) 김준식 하나마이크론 전력기획팀 부사장, 이동철 하나마이크론 대표, 박상묵 경영관리팀 전무. (사진=이호길 기자)

하나마이크론이 지주사 개편으로 역량 강화를 꾀하는 중점 분야는 브라질 법인의 브랜드 사업이다. 브랜드 사업은 전공정 처리가 끝난 웨이퍼를 브라질 법인에서 구매, 후공정을 거쳐 모듈과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로 제조하는 것이다.

기존 OSAT 영역을 벗어나 하나마이크론 독자적인 브랜드를 가진 반도체를 판매한다는 전략이다. 브라질에는 삼성전자·LG전자·레노버·델 등이 생산 공장을 운영 중으로, 해당 기업에 제품 공급을 추진한다.

이 대표는 “브라질 내수 시장 이외에 해외 수출도 가능해 성장 가능성이 높다”고 강조했다. 이어 “아산 사업장은 기존 삼성전자 메모리 반도체 위주에서 시스템LSI 등 비메모리 분야로 다각화하고, 베트남 공장은 전략적 협업 관계인 SK하이닉스 올해 물량이 전년보다 2배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하나마이크론은 이를 통해 글로벌 OSAT 시장 순위를 지난해 9위에서 2030년 5위로 끌어올리겠다고 강조했다. 2030년 매출 목표는 25억달러(약 3조6280억원)로, 지난해(1조2539억원)보다 약 3배 성장을 제시했다.

일각에서는 지주사 전환이 창업주인 최창호 회장 승계 목적이라고 보고 있다. 최 회장은 1950년생으로, 아들 최한수 하나머티리얼즈 부사장이 계열사에 재직 중이다.

이에 대해 김준식 하나마이크론 전략기획팀 부사장은 “지주사 전환이 승계와 관련 있을 수 있다는 점을 부정하지는 않겠다”면서도 “주된 목적은 사업 전문성 강화와 지배구조 안정화를 통한 기업 가치 제고”라고 강조했다.

이호길 기자 eagle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