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의 출마를 촉구하는 '대통령 후보 국민추대위원회(국민추대위)'가 출범해 대선주자들과 각 당이 난타전을 벌였다.
국민추대위는 22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금의 난국을 타개할 유일한 지도자는 한 대행”이라며 “보수의 이념을 바탕으로 우리 안팎에 몰아친 시련과 갈등을 지혜롭게 헤쳐나갈 인물”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한 대행은 김대중정부 경제수석, 노무현정부 총리, 이명박정부 주미대사, 윤석열정부 총리를 지낸 인물로, 정권과 이념을 넘어 국가에 헌신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한 대행은 이날까지도 출마 여부에 대해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국민의힘 경선후보들은 일제히 반발했다. 나경원 후보는 “당당하지도 않고 정직하지도 않다”고 비판했고, 홍준표 후보는 “탄핵당한 정부의 총리가 출마하는 것은 극히 비상식”이라고 했다.
더불어민주당도 한 대행을 향한 공세 수위를 끌어올리고 있다. 김민석 수석최고위원은 “한 대행이 다가오는 내란공범 수사를 피하기 위해 대선 출마를 정해놓고, 명분을 만들기 위해 재탄핵을 유도하는 출마 장사를 하고 있다”며 “노욕을 위해 국익을 팔아먹는 제2의 이완용”이라고 비난했다.
국민의힘은 강하게 반발했다. 권성동 원내대표는 “탄핵 사유가 없음에도 민주당이 정치적 목적으로 (탄핵을) 하겠다면, 자신 있으면 하길 바란다”고 반격했다. 이어 “민주당은 이재명만 살리면 되고, 집권만 하면 된다는 생각 외에는 없는 집단”이라고 꼬집었다.
국민의힘 일각에선 한 대행 출마가 불확실하지만, 일정 시점에 '무소속 출마→보수 단일화' 구도로 이어질 가능성을 거론한다. 24일 한 대행의 추경 시정연설이 향후 출마 시점을 결정 지을 '정치적 모멘텀'이 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민주당과의 충돌이 부각될 경우, 한 대행의 존재감은 더 높아질 수 있다는 것이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지금까지 명확하게 '출마하지 않겠다'는 얘기를 안 한 걸로 봐서 출마 가능성은 열려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체급을 계속 올려서 격차가 좁혀지는 타이밍에 나서지 않을까 싶다”고 밝혔다.
성현희 기자 sunghh@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