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바이오, 상반기 기술수출 10조 돌파…역대 최고치 경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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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제약바이오 기업의 기술수출이 상반기에만 '10조원'을 돌파했다. 지난해 연간 기술이전 실적인 약 8조9725억원을 13.75%나 뛰어넘었다. 역대 최고치 경신은 물론, 글로벌 제약사들의 K바이오 기술에 대한 신뢰와 수요가 확대되고 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10일 한국제약바이오협회와 업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1~6월 기준) 기술수출 누적 계약 규모는 약 10조2062억원으로 집계됐다. 기존 9조3000억원대에서 이날 아리바이오(8192억원)의 대규모 기술수출 계약이 추가 반영되며 10조원을 돌파했다.

아리바이오는 아랍에미리트(UAE) 국부펀드 ADQ가 설립한 생명과학기업 아르세라와 총 6억달러 규모의 경구용 알츠하이머병 치료제 AR1001 독점 판매권 계약을 체결했다. 아르세라는 AR1001 개발과 출시, 상업화 기간 동안 중동, 중남미, 아프리카, 우크라이나 및 CIS(독립국가연합) 지역 독점 판매권을 보유한다. 정재준 아리바이오 대표는 “본 계약을 전환점으로 현재 교섭중인 글로벌 파트너사들과 유럽, 미국, 일본 등 빅 마켓의 독점 판매권 계약을 차례로 성사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달에는 나이벡과 알지노믹스가 기술수출 소식을 전했다. 펩타이드 기반 약물전달시스템을 기반으로 한 신약 개발 기업 나이벡은 미국 소재 제약바이오 기업에 약 5940억원(4억3500만달러) 규모의 펩타이드 섬유증 치료제 글로벌 기술이전에 성공했다. 펩타이드 기반 섬유증 치료제 'NP-201'을 개발 및 상업화 할 수 있는 권리다.

같은달 유전자 치료제 기업 알지노믹스는 글로벌 빅파마 일라이릴리에 최대 1조9000억원 규모로 유전자 치료제 기술을 이전했다. 자사 플랫폼을 활용한 RNA 편집 치료제를 개발하기 위한 라이선스 계약으로, 선급금은 공개하지 않았다.

올해 가장 큰 기술수출 규모를 기록한 곳은 에이비엘바이오다. 지난 4월 영국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에 뇌혈관장벽(BBB) 셔틀 플랫폼 '그랩바디-B' 기술이전 계약을 4조원대에 체결했다. 에이비엘바이오는 그랩바디-B 관련 기술과 노하우를 GSK에 이전하고, GSK는 전임상 및 임상 개발, 제조 및 상용화를 담당하게 된다.

알테오젠도 자사 핵심 기술인 '하이브로자임' 플랫폼 기술을 아스트라제네카에 약 1조8413억원(13억5000만달러) 규모로 이전했다. 하이브로자임은 혈관을 찾아넣는 정맥주사 제형을 피부 지방층으로 넣는 피하주사 형태로 바꾸는 기술이다.

올해 K바이오의 기술수출 흐름은 단순 금액 증가 이상의 의미가 있다. 글로벌 제약사들이 플랫폼 기술·혁신 신약 영역에서 한국 기술을 전략적 자산으로 인정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하반기에는 항체약물접합체(ADC), 면역항암제, 희귀질환 치료제 등 혁신 신약 기반 기술이전이 기대된다. 총 80여개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은 오는 16일부터 미국 보스턴에서 개막하는 세계 최대 바이오 컨벤션 '바이오 USA 2025'에 참가해 기술수출 논의를 이어간다. 한국바이오협회와 코트라 등 주요 기관이 공동 운영하는 한국관은 51개사 규모로 역대 최대를 자랑한다.


노연홍 한국제약바이오협회 회장은 “미국 등 선진 제약바이오 생태계와 협력은 선택이 아닌 필수 과제”라며 “협회는 해외 현지 네트워크 강화와 인프라 구축을 통해 국내 기업의 미국시장 진출을 적극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제약바이오산업 2025년 기술수출 실적(출처=한국제약바이오협회, 각 사 종합)
제약바이오산업 2025년 기술수출 실적(출처=한국제약바이오협회, 각 사 종합)

송혜영 기자 hybrid@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