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대통령 “경제의 핵심은 기업...규제 과감히 정리”

이재명 대통령이 13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6경제단체·기업인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왼쪽부터 구광모 LG그룹 회장,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이 대통령,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이 13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6경제단체·기업인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왼쪽부터 구광모 LG그룹 회장,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이 대통령,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이 취임 10일째인 13일 주요 5대 그룹 총수 및 6개 경제단체장을 만나 “(기업을) 지원, 협조하는 게 제일 중요한 일”이라며 “불필요한, 행정 편의를 위한 규제들은 과감하게 정리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오전 10시부터 낮 12시 20분까지 140분간 용산 대통령실에서 '6경제단체·기업인 간담회'를 주재하고 “규제 합리화 문제는 저희도 주력하려고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대통령은 취임 후 처음으로 경제계와 회동을 가졌다. 이날 회동은 글로벌 통상 위기와 관련해 국내외 경제 상황을 점검하고 경제계 현안과 건의 사항을 청취하기 위해 마련됐다.

면담에는 이 회장과 최태원 SK그룹 회장 겸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등이 참석했다. 류진 한국경제인협회 회장,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 윤진식 한국무역협회 회장,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 회장, 최진식 한국중견기업연합회 회장 등도 같이했다.

이 대통령은 모두발언에서 “선거 후에 시장이 많이 안정이 돼 주가도 많이 오르고 그래서 저도 마음이 참 편하다”며 “제일 중요한 것이 결국 국민이 먹고사는 문제를 얘기하는 것인데, 그 핵심이 바로 경제고 경제의 핵심은 바로 기업”이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 기업인들, 각 기업이 경제 성장 발전에 기여할 수 있도록, 자기 사업을 잘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지원, 협조하는 게 제일 중요한 일”이라면서도 “기업의 구성원들 사이의 내부 문제, 노동 문제나 중소기업 문제, 공정한 경제 생태계를 구성하는 것도 꽤 중요한 일”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과거처럼 부당 경쟁 또는 일종의 특혜, 일종의 착취, 이런 방식으로는 더이상 지속 성장이 불가능하다. 이미 다 그 상태는 벗어났다”며 “그러나 그 전에 비해 아직도 여전히 불신들이 좀 있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경영 환경 개선을 위한 노력을 약속했다. 그는 “우리 기업이 성장하고 세계 시장에서 경쟁할 수 있도록 적극 뒷받침하겠다”면서 “G7 정상회의를 시작으로 다양한 외교 무대에서 우리 기업의 입장을 적극 대변하고 국익을 지키는 실용적 통상외교를 펼치겠다”고 했다.

또 “자국 우선주의와 보호 무역주의의 확산, 글로벌 공급망 분절 등 글로벌 통상 질서가 대전환기를 겪고 있고 최근 진행되고 있는 글로벌 관세 전쟁이 우리 산업 경쟁력과 수출 기반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면서 “정부는 국익이 최우선이란 원칙에 따라 실용적이고 유연한 통상정책을 통해 위기 극복에 총력 대응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특히 최대 통상 현안인 미국의 관세 조치에 대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통화에서 양국 모두 만족할 수 있는 합의를 조속히 하기로 한 만큼 실무협의를 한층 가속하겠다고 강조했다.

13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이재명 대통령 주재로 열린 6경제단체·기업인 간담회에 참석한 기업 총수와 장관들이 간담회 시작 전 대화하고 있다. 왼쪽부터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겸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구광모 LG그룹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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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이재명 대통령 주재로 열린 6경제단체·기업인 간담회에 참석한 기업 총수와 장관들이 간담회 시작 전 대화하고 있다. 왼쪽부터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겸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구광모 LG그룹 회장. 연합뉴스

재계 총수들은 현안을 언급하며 정부의 지원을 요청하고 계획한 투자 이행에도 속도를 내겠다고 공언했다.

최태원 회장은 이 대통령에게 올해 11월 경북 경주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 대한 적극적인 지원을 요청했다. 최 회장은 “APEC 정상회의는 각국의 주요 기업이 활발히 참여하려고 하고 있다”며 “행사의 위상과 성과를 높이기 위해 정부의 적극적인 초청 및 행사 지원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최 회장은 이어 트럼프 2기 행정부의 관세 정책도 언급하며 “(트럼프 행정부가 상호관세를) 부과하면 부과를 했다 이렇게 하면 딱 좋을 텐데 그것도 아니고, 한다 만다 하고, 이렇게 하다 보니까 무엇을 결정할 수 없는 불안한 시간”이라며 “기업인이 사업을 결정하거나 투자를 하는 데 상당한 어려움에 처한 게 사실”이라고 토로했다.

이재용 회장은 “당장의 경제 위기를 이겨내는 것도 중요하지만 20년 30년 다음 세대 먹거리를 준비하는 것도 중요하다”며 “삼성은 예정된 국내 투자와 고용을 차질 없이 이행해 어려운 경제 상황을 헤쳐 나가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이 회장은 “대통령이 되시고 나서 자서전을 읽어봤다”며 “우리나라 청년들에게 꿈을 줘야 되겠다(고 생각했다)”고도 했다.

최호 기자 snoop@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