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벤처기업부가 납품대금 연동제 도입 이후 첫 직권조사에서 연동약정서 미발급 등 법 위반 사례를 적발하고 행정처분에 나섰다. 연동제의 제도적 실효성을 검증하고 현장 안착을 유도하기 위한 선제 조치로 평가된다.
중기부는 지난해부터 본격 시행된 납품대금 연동제가 실제 현장에서 목적에 맞게 이행되고 있는지 점검하기 위해 골판지 상자 거래를 중심으로 첫 직권조사를 실시했다고 26일 밝혔다. 납품대금 연동제는 수탁기업이 위탁기업에 납품하는 물품의 주요 원재료 가격이 일정 수준 이상 변동할 경우, 그 변동분을 반영해 납품단가를 조정하는 제도다.
이번 조사는 지난해 하반기 골판지 원지 가격이 급등한 데 따른 대응으로, 원가 상승분이 납품가에 제대로 반영되고 있는지를 확인하기 위한 것이다. 수탁기업의 조사 요청 없이, 중기부가 직접 모니터링을 통해 조사에 착수한 것이다.
조사 대상은 골판지 상자 수요가 많은 식료품 제조업과 통신판매업 내 매출액 상위 10개 위탁기업으로 선정됐다. 중기부는 서면조사와 현장조사, 수탁기업 설문조사를 병행해 '상생협력법' 위반 혐의를 확인했고, 그 결과 총 3개사가 연동약정서를 미발급하거나 미체결한 사실이 드러났다.
위반 사례로는 A사는 거래기간이 만료된 이후에도 새로운 연동약정서를 발급하지 않고 납품을 지속했고, B사와 C사는 단가변경 계약 체결 후에도 연동약정서를 발급하지 않았다.
이에 따라 중기부는 해당 기업들에 대해 시정명령, 개선요구, 벌점(각 2점), 과태료(최대 1천만원), 교육명령 등 행정처분을 내렸다. 이 중 B사와 C사에는 공정거래위원회에 조치를 요청하기로 했다.

중기부는 이번 조사와 함께 '2025년 납품대금 연동제 실태조사'도 병행해 실시했다. 수탁기업 4,580곳을 대상으로 지난해 상반기 수탁·위탁 거래 현황을 조사한 결과, 연동약정 체결률은 56.1%로 확인됐다. 제도 시행 초기임에도 연동제가 점차 현장에 안착하고 있다는 평가다.
중기부는 향후 연동제의 정착과 불공정 거래 관행 근절을 위해 연간 2회 이상 전략적 직권조사를 정례화하고, 모니터링과 실태조사를 병행해 제도 이행률을 높일 계획이다.
최원영 중기부 소상공인정책실장은 “납품대금 연동제는 중소기업계의 오랜 숙원을 제도화한 결과인 만큼, 정기 실태조사와 직권조사를 지속하고 수탁기업이 체감할 수 있도록 현장 중심의 제도 운영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이번 조사 결과 연동제가 현장에 무리 없이 작동하고 있다는 긍정적인 신호도 있었지만, 일부 현장 실무자의 제도 이해 부족도 확인됐다”며, “연동제 컨설팅과 설명회, FAQ 보완 등 실무지원도 병행해 제도의 완전한 현장 안착을 이끌어내겠다”고 덧붙였다.
성현희 기자 sungh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