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기 발견이 어려워 '침묵의 암'으로 불리는 담관암을 인공지능(AI)으로 빠르고 정확하게 진단할 수 있는 기술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세계 최초로 개발됐다.
이경주·박세우 한림대학교동탄성심병원 소화기내과 교수와 허종욱 한림대 소프트웨어학부 교수 연구팀은 AI와 3차원 광회절단층촬영(3D ODT)을 결합한 담관암 진단 기술을 개발하고, 국제 학술지 'Methods'(피인용지수 4.3) 2025년 6월호에 연구결과를 발표했다고 21일 밝혔다.
담관암은 증상이 거의 없어 조기 진단이 어렵고 진행 속도가 빠른 탓에 5년 생존율이 29%에 불과하다. 국가암등록통계에 따르면 2022년 기준 '담낭 및 기타 담관암'의 비중은 전체 암의 2.8%로 꾸준히 증가 중이다. 예후가 나쁜 담관암의 생존율을 높이기 위해서는 조기 진단이 관건이지만, 기존 병리진단은 조직 채취 후 염색과 판독에 수일이 걸린다는 한계가 있었다.
이번 연구에서 이 교수팀은 암세포의 대사적 특징인 세포 내 지질 방울(Lipid Droplets)의 변화를 AI와 3D ODT 기술로 정량화하고, 합성곱신경망(CNN) 기반 AI 모델을 통해 담관암을 실시간 진단하는 방식을 개발했다. 연구팀은 담관암 세포주(SNU1196, SNU308, SNU478)와 정상 담관세포(H69)를 활용해 약 9만장의 세포 이미지를 CNN에 학습시켰으며, 최종 진단 정확도는 98.6%에 달했다.
이경주 교수는 “지질 방울은 암세포 내에서 에너지 저장, 세포막 합성, 스트레스 반응 등에 관여하는 주요 대사 인자로, 암의 침습성이나 약물 내성과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라며 “이번 기술은 단순 영상 분석을 넘어 암세포의 대사적 특징을 반영한 정밀 진단 플랫폼으로의 확장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또 “이번에 개발한 진단법은 3D ODT를 통해 세포 내 지질 방울을 시각화할 수 있었고, 이후 AI를 통해 고차원 영상에서 복잡한 지질 방울의 특징을 자동으로 추출해 진단 정확도를 높였다”라며 “이 진단법은 AI가 염색 없이도 세포 수준에서 암세포를 실시간으로 식별할 수 있어 의료현장에서 빠른 임상 판단과 치료 결정에 실질적인 도움이 될 것”이라 말했다.
한편 연구팀은 지난해에도 AI와 3D ODT 기법을 결합해 췌장암 세포와 정상세포를 자동 분류하는 모델을 개발, 국제 학술지 'Computer Methods and Programs in Biomedicine'(IF 4.9) 2024년 4월호에 관련 연구를 발표한 바 있다.
송혜영 기자 hybrid@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