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원장 이창근)과 플렉셀스페이스는 27일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2025 기후산업국제박람회에서 차세대 우주용 이중접합(탠덤) 태양전지 구현을 위한 '초경량 유연 CIGS 태양전지' 공정 기술 및 노하우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했다.
구리, 인듐, 갈륨, 셀레늄 화합물을 이용하는 CIGS계 태양전지는 열충격과 방사선에 강해 우주와 같은 극한 환경에서도 안정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 또 초경량 유연 기판 위에 제작할 수 있어 무게와 부피 제약이 큰 인공위성에 수납하기에도 적합하다. 이를 활용한 박막형 태양전지는 대량 생산과 저비용 공정이 가능해 고가의 III-V(갈륨-비소)계 우주 태양전지를 대체할 차세대 후보로 주목받고 있다.
현재 우주 환경에서 안정적으로 전력을 공급하려면 III-V계 다중접합 태양전지가 필요하지만, 관련 기술은 미국·독일 등 소수 국가와 기업에 과점된 상태다. 안보 이슈로 수출 통제가 강화되면서 공급 차질까지 겪고 있다.
이에 우주 태양전지 전문 기업 플렉셀스페이스는 에너지연이 보유한 초경량·유연 CIGS 태양전지 기술을 이전받아, 소형위성 수명·성능에 최적화된 초경량 박막 이중접합 태양전지를 공동 개발하고 기존 III-V 기반 우주 태양전지를 대체하는 시장 개척을 추진하기로 합의했다. 총 기술이전 규모는 55억 원이다.
에너지연은 그간 기업 수요를 기반으로 기술 간 융합, 스케일업을 추진하는 '시장적기진입과제'를 추진해 왔고, 그 결과 세계 최고 수준 극한 환경용 고성능 초경량 유연 CIGS 태양전지(효율 21.39%)와 초경량 유연 CIGS/페로브스카이트 이중접합 태양전지(효율 23.64%)를 개발했다.
플렉셀스페이스는 에너지연이 보유한 초경량·유연 CIGS 박막 태양전지 기술을 기반으로 우주용 CIGS/페로브스카이트 이중접합 태양전지를 구현하고 실제 위성 적용을 위한 설계 및 생산성 향상 기술을 개발할 계획이다. 또 소형위성용 우주 태양전지 시장에서 기존 III-V계 제품을 대체하기 위한 전략을 마련해 본격적인 시장 개척을 추진한다.
양 기관이 개발한 태양전지는 올해 11월 예정인 누리호 4차 발사와 연계해 실제 우주 환경에서 실증을 진행한다. 누리호 4차에 탑재되는 큐브위성 'INHARoSAT'(인하대 제작)에 공동 개발한 태양전지를 부착해 신뢰성을 검증하고 우주 임무 수행 경험을 확보할 계획이다.
이창근 원장은 “우주용 초경량·유연 박막형 태양전지는 뉴 스페이스 시대에 대응하고, 대한민국 우주 안보를 뒷받침할 핵심 부품 기술”이라며, “이번 협력을 통해 차세대 우주 태양전지 시장 개척의 중요한 발판을 마련할 것”이라고 밝혔다.
노신영 플렉셀스페이스 이사는 “플렉셀스페이스는 차세대 고성능 박막 다중접합 태양전지를 통해 급성장하는 우주 태양전지 시장에 혁신적인 솔루션을 제공하고, 향후 양산을 대비한 성능 및 생산성의 지속적 개선을 통해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에너지연은, 같은 날 상원이앤아이에 이산화탄소 포집 공정 기술, 이삭에너지에 태양광열 복합 모듈 기술, 크린테크에 열회수 환기장치 기술이전 계약도 체결했다. 시장적기진입과제를 통해 총 75억 원 규모 기술이전 성과를 거뒀다.
김영준 기자 kyj85@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