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부가 산지 물류 디지털 전환에 속도를 내고 있다. 2030년까지 스마트 산지유통센터(APC) 300개소를 구축하고 유통비용 10% 절감, 가격 변동성 50% 완화를 추진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지난 3월 문을 연 안동 농업물류실증센터는 총 265억원을 들여 인공지능(AI) 자동 선별·포장, 자율주행 로봇, 5G 통합 관제 시스템을 도입했다. 다품목 분산 작업이 가능한 구조를 시험하며, 기존 단일 품목 중심의 APC 한계를 넘어 온라인 주문부터 포장·배송까지 아우르는 풀필먼트 시스템을 실증하고 있다.
이달 문을 연 전남 무안 농업물류실증센터는 AI 기반 자동 선별·포장 시스템과 무인지게차·청소로봇을 갖추고 스마트APC 표준 모델과 연계해 운영을 시작했다. 출하 소요시간 단축, 납품 손실 감소, 농가 수취가격 개선 같은 효과를 확인하는 것이 주요 목표다. 농식품부는 두 거점에서 확보한 데이터를 토대로 스마트APC 보급을 가속화할 방침이다.
스마트APC는 온라인도매시장과 직접 연결되면서 새로운 유통 구조를 만들고 있다. 산지에서 자동화 라인으로 규격화·포장된 농산물이 곧바로 온라인 플랫폼으로 출하돼 품질 신뢰도와 납품 안정성이 높아졌다. 이 과정은 정가·수의매매 확대와 전자송품장 확산으로 이어져 거래 투명성과 가격 안정 기반을 강화한다.
성과도 구체적으로 확인된다. 지난해 6737억원에 그쳤던 온라인도매시장 거래액은 올해 1조원 달성을 앞두고 있다. 농가 수취가격은 평균 3.5% 상승했고 유통비용은 7.4% 줄었다.
정부는 지금까지 산지유통센터 현대화와 저온저장·콜드체인 확충을 통해 APC 가동률을 끌어올리고 계약 출하 비중을 늘려왔다. 앞으로는 APC의 역할을 단순 선별·포장에 그치지 않고 산지 작업반 구성과 농작업 대행까지 확대한다. 농촌 인력 부족 문제에 대응하면서 생산부터 유통까지 이어지는 일관 출하 체계를 구축해 현장 부담을 줄이겠다는 구상이다.
온라인 유통 혁신도 강화된다. 온라인도매시장은 판매자 가입 요건을 완화하고 물류비·판촉비를 자율적으로 선택 지원하는 바우처를 도입해 2030년까지 전체 도매유통의 절반 수준으로 거래를 확대한다. 경매와 역경매 등 다양한 거래 방식을 도입하고, 예약형 정가·수의매매를 활성화해 생산자의 가격 결정 참여를 넓힌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기존 도매시장 중심 제도 개선만으로는 가격 변동성을 잡는 데 한계가 있었다”며 “APC를 중심으로 생산과 유통을 디지털로 연결해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성과를 만들어가겠다”고 말했다.
(제작지원: 농림축산식품부·한국농촌경제연구원 2025년 FTA 이행지원센터 교육홍보사업)
박효주 기자 phj20@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