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플랫폼톡]대한민국, 제조 강국에서 디지털 강국으로

정지하 트립비토즈 대표
정지하 트립비토즈 대표

지난 30년, 대한민국은 세계가 인정하는 제조 강국으로 성장했다. 삼성·현대·LG 같은 1세대 기업들은 정부의 제도적 뒷받침과 국민적 지원, 그리고 민간의 치열한 실행력을 바탕으로 세계인이 사랑하는 브랜드가 됐다.

이들의 성공은 한국 경제의 버팀목이 됐고, 국가 경쟁력을 끌어올리는 데 결정적 역할을 했다.

이제 우리의 과제는 디지털 강국으로의 도약이다. 앞으로의 30년은 데이터·플랫폼·금융·인공지능(AI)이 중심이 되는 온라인 경제 시대다.

그러나 지난 15년간 한국의 플랫폼 기업들은 해외 확장에서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했다.

미국과 중국이 이미 20년 전부터 플랫폼을 전략산업으로 규정하고 정부·민간·학계가 원팀으로 움직이며 디지털 영토를 확장했기 때문이다. 이 치열한 경쟁 구도 속에서도 한국은 국민의 창의적 힘으로 각개전투를 벌이며 K웨이브를 만들어내고 디지털 영토를 지켜냈다.

플랫폼은 단순한 산업을 넘어 문화와 가치, 생활양식까지 담아내는 국민의 일상 인프라다. 따라서 혁신은 기업만의 몫이 아니다.

국민 모두가 새로운 기술을 장벽 없이 경험하고, 혁신을 응원하며, 글로벌 시장을 향한 도전을 지지하는 과정 속에서 만들어진다. 디지털 강국은 곧 국민 참여형 프로젝트라 할 수 있다.

따라서 범국가적 전략이 절실하다. 정부는 제도와 인프라를 정비해 소통의 매개가 되고, 학계는 다양한 인재 양성과 연구개발(R&D)을 주도하며, 민간은 기업가정신으로 글로벌 확장을 선도해야 한다.

동시에 플랫폼의 자정 기능과 기업가정신도 중요하다.

문어발식 사업 확장과 폐쇄적인 기업 문화는 생태계를 무너뜨리고, 글로벌 플랫폼과의 무한 경쟁에서도 결코 승리할 수 없다. 플랫폼을 운영하는 기업인은 지속가능한 방식으로 사회와 생태계에 기여하는 방법을 찾아야 하며, 그래야만 전 세계의 공급자와 소비자의 선택을 받을 수 있다. 다양한 아이디어로 무장한 플랫폼들이 공정하게 경쟁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고, 그 경쟁을 통해 디지털 영토의 경계를 넓혀가는 것이 무엇보다 필요하다.

세계적 사례는 이미 우리 눈앞에 있다. 테슬라, 엔비디아, 그리고 세계 1위 관광 플랫폼 부킹홀딩스는 데이터를 기반으로 금융 기능까지 흡수하며 성장했다.

이들은 국가 외환보유액에 버금가는 막대한 고객 대금을 관리하며, 단일 기업이 곧 국가 경쟁력이 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최근 미국과 중국이 틱톡을 두고 벌이는 '디지털 전쟁' 역시 같은 맥락이다. 플랫폼은 정보·데이터·광고·금융을 아우르며 국가 안보와 경제 주권을 좌우하는 전략 자산이 됐다.

AI 3대 강국은 단순한 기술 경쟁을 넘어 곧 디지털 영토 3등 국가라는 의미와 같다. 데이터·플랫폼·AI의 선순환 구조 속에서 우리는 무한히 확장하는 디지털 세계를 끊임없이 학습하고 진화해야 한다.

대한민국은 이제 제조 강국에서 디지털 강국으로 도약해, 우리의 제품과 콘텐츠, 그리고 플랫폼이 담아내는 문화를 전 세계에 알리고 사랑받아야 한다. 그것이 한국 경제가 다음 세대에도 빛을 발하는 길이며, 그 과정에서 한국의 혁신 스타트업들이 선봉에 서서 세계 무대의 주역이 될 것이라 믿는다.

정지하 트립비토즈 대표 jihaj@tripbto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