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음악저작권협회가 공익신탁기관임에도 불구하고 방만한 운영과 내부 비위로 얼룩졌다는 지적이 국정감사에서 제기됐다.
23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박정하 국민의힘 의원은 “음저협은 회원 5만5000명, 연간 징수액 4000억원에 달하는 국내 최대 저작권 신탁기관임에도 내부 회계와 운영이 엉망”이라며 “사실상 문체부에 허가를 받아 운영되는 수탁기관임에도 공공성과 투명성이 완전히 무너졌다”고 질타했다.
박 의원은 “고위 임원 2명이 저작권료 지급 회사를 만들어 8억원을 빼돌린 의혹으로 경찰 수사를 받고 있다”며 “내부 감사에서도 문제가 드러났지만, 회장과 협의하도록 규정을 바꿔 감사 기능이 무력화됐다”고 지적했다. 이어 “회장 품위유지비 명목으로 미용실, 안마 시술소, 주류판매점, 골프장 결제 내역까지 발견됐다”며 “협회 돈을 개인 돈처럼 쓴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또 “회원 5만5000명 중 회장 선거권을 가진 정회원은 1.7%(약 900명)에 불과하다”며 “일부 세력이 선거인단을 장악해 회장직을 세습하듯 유지하는 구조”라고 비판했다.
정향미 문화체육관광부 저작권국장은 “음저협이 창작자 단체라는 이유로 '정부가 민간 자율성을 침해한다'는 프레임을 씌워 감독을 회피해왔다”며 “협회는 창작자들의 재산권을 신탁받아 관리하는 공익단체로, 그 취지에 맞게 운영되는지를 정부가 반드시 점검해야 한다”고 밝혔다.
정 국장은 “회원의 권리를 대리하는 임원들이 자신의 돈처럼 협회 자금을 사용하는 잘못된 관행이 반복돼 왔다”며 “이제는 강력한 제동장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재원 조국혁신당 의원도 음저협 내부 감사제도의 실효성과 이해충돌 문제를 지적했다. 김 의원은 “특별감사 남발과 수당 반복 지급 등으로 감사제도가 사유화됐다”며 “심의를 받아야 하는 음저협이, 심의기관인 저작권위원회 전·현직 위원에게 자문료를 지급해 이해충돌 소지가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강석원 한국저작권위원회 위원장은 “저작권 분야의 전문가 풀이 충분하지 않은 것은 사실이지만, 위원들이 비상근으로 활동하는 만큼 외부 활동을 제한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면서도 “주요 사안별로 사유를 검토하고, 이해충돌 우려가 발생하지 않도록 세심하게 살피겠다”고 밝혔다.
권혜미 기자 hyemi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