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콘텐츠진흥원이 매년 2000억원대 공모사업 예산을 보조금 형태로 운영하면서 성과 재투자가 막혀 있다는 지적이 국정감사에서 나오자, 콘진원은 출연기금 형태로 전환을 시사했다. 한국음악저작권협회는 방만 경영 논란에 휩싸이며 문화체육관광부 책임론이 제기됐다. 게임 분야에서는 인디게임에 대한 과도한 심사료 문제, 확률형아이템 표시 실효성 강화 방안이 논의됐다.
23일 열린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문체부 산하기관 국정감사에서 정연욱 국민의힘 의원은 “콘진원이 보조금 체계 아래에서 성과가 나도 후속사업이나 재투자가 불가능하다”며 “이대로는 정부가 내세운 'K컬처 300조 시대' 목표를 달성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콘진원은 최근 5년간 약 1조1000억원 규모의 공모사업 예산을 집행했으며, 올해 전체 예산 6317억 원 중 2654억원(42%)이 공모사업에 투입됐다. 대부분 단년도 보조금으로 운영돼 사업이 끝나면 남은 예산과 이자를 반납해야 하는 구조다.
정 의원은 “성과 중심의 민간 매칭형 투자 등으로 체질을 바꿔야 한다”며 출연금(기금) 전환을 제안했다. 이에 대해 유현석 콘진원장 직무대리는 “단년도 회계로는 중장기 프로젝트 추진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에 공감한다”며 “부처와 협의를 통해 출연금 전환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음저협은 최근 각종 비위와 회계 부실 논란으로 문체부의 관리·감독 실태가 도마에 올랐다. 박정하 국민의힘 의원은 “음저협이 회원 5만5000명, 연간 징수액 4000억원 규모의 국내 최대 저작권 신탁기관임에도 공공성과 투명성이 완전히 무너졌다”며 “임원들이 협회 자금을 개인 돈처럼 썼다”고 전했다.
정향미 문체부 저작권국장은 “음저협이 창작자 단체라는 이유로 정부 감독을 회피해왔다”며 “회원 재산권을 신탁받은 공익단체로서의 본분을 잊은 방만한 운영을 바로잡을 강력한 제동장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재원 조국혁신당 의원도 “음저협이 심의를 받아야 하는 기관인데, 심의기관인 저작권위원회 전·현직 위원에게 자문료를 지급하는 등 이해충돌 소지가 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강석원 저작권위원장은 “의견 수렴을 통해서 우려하시는 부분이 발생하지 않도록 살피겠다”고 답했다.
한편, 게임 분야 질의에서는 정연욱 의원이 “게임물관리위원회가 20년 넘은 낡은 심사비 체계를 유지해 인디 개발자들에게 과도한 부담을 지우고 있다”며 “심사기관이 아니라 '게임물장사위원회'가 됐다”고 비판했다.
지난해 3월 온라인 게임에 대한 확률정보 표시 의무화가 시행된 이후에도 1년 6개월 동안 국내외 338개 게임사가 2181건을 위반했다는 김승수 국민의힘 의원의 지적도 제기됐다. 특히 해외 게임사의 위반 건수가 국내의 2.5배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승수 의원은 “확률정보 표시가 의무화됐음에도 국내외 게임사의 위반행위가 끊이지 않아 게이머들의 피해가 계속되고 있다”며 “(23일 시행되는) 국내 대리인 지정 의무 제도도 실효성 논란이 계속되고 있기 때문에 업계 의견과 이용자 의견 수렴으로 실효성을 높여야 한다”고 밝혔다.
권혜미 기자 hyeming@etnews.com, 박정은 기자 je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