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박 4일 동안의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을 통한 합법적 의사진행 방해) 정국을 마무리한 여야가 통일교 의혹을 둘러싼 특별검사(특검) 도입을 두고 다시 한번 공방을 주고받았다. 아울러 오는 21일부터 여당 주도로 내란전담재판부 설치법 등 쟁점 법안 처리가 예상되는 가운데 야당은 다시 필리버스터 카드를 고려하는 모양새다.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14일 국회 본청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대한민국의 사법정의를 바로 세우기 위해 통일교 의혹에 대한 특검 도입을 공식적으로 제안한다”며 “특검을 통해 성역 없이 밝혀야 한다”고 말했다.
민중기 특검(김건희 특검)팀을 대상으로 한 별도의 특검이 필요하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김건희 특검이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 등 통일교와 연루됐다는 의혹을 받는 야당 정치인과는 다르게 여당을 대상으로는 제대로 수사를 하지 않고 있다는 취지다.
송 원내대표는 “민중기 특검에 대한 특검도 필요하다”면서 “인지 사건을 이유로 야당 상대로는 별건 수사를 무제한 확정해왔다. 하지만 민주당과 이재명 정권 인사들의 통일교 금품수수 의혹에 대해선 소환조사를 하지 않고 4개월을 흘려보냈다”고 비판했다.
그러나 더불어민주당은 야당 인사와 연루됐다는 의혹을 받는 윤영호 전 통일교 본부장이 최근 들어 진술을 바꿨다는 점을 언급하며 경찰 수사를 지켜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수현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같은 날 열린 정례 기자간담회에서 “민주당 인사의 혐의가 조금이라도 밝혀진다면 민주당은 대통령님 지시대로 지위고하 막론하고 가차 없이 단호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며 “경찰 수사가 시작된 현시점에서 야당의 특검 수사 요구는 판을 키우려는 정치 공세에 불과하다. 경찰이 신속하게 의혹을 밝혀낼 수 있도록 협조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또 “윤 전 본부장의 불분명한 진술, 근거가 부족해 보이는 상태에서 무차별 특검 요구는 이치에 맞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여야는 내란전담재판부 추진을 두고도 반응이 엇갈렸다. 민주당은 오는 21일부터 열리는 본회의에서 내란전담재판부 설치법 등을 처리할 계획이다.
박 수석대변인은 “(위헌 여부에 대한) 외부 법률 자문 결과는 (정청래) 당대표가 어제 받았다”면서 “결과까지 다 보고 당 지도부가 최종적으로 방향을 잡을 것이고 의원총회를 거쳐 최종 내용이 결정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반면에 국민의힘은 다시 필리버스터를 고려하는 분위기다. 송 원내대표는 “국민이 원하는 걸 존중한다면 야당의 목소리에도 귀를 기울여야 한다. 8대 악법을 추진하지 않겠다는 약속을 하면 필리버스터 정국으로 갈 일이 없고 강행 처리하는 여당의 부담도 덜어질 것”이라고 밝혔다.
최기창 기자 mobydic@etnews.com, 박윤호 기자 yun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