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가 미국 의료시장 진출의 관문으로 꼽히는 메이요 클리닉을 직접 겨냥해 국내 AI·디지털 헬스케어 기업의 북미 진출을 본격 지원한다. 고령화와 의료비 부담이라는 구조적 변화 속에서 '병원 중심 치료'에서 '생활공간 기반 헬스케어'로 이동하는 글로벌 흐름을 선점하겠다는 전략이다.
KOTRA는 17일 서울 염곡동 본사에서 미국 메이요 클리닉과 미네소타주 로체스터 시 지역개발기관인 DMC(Destination Medical Center) 고위급 인사를 초청해 'DMC-메이요 클리닉 시니어 홈 테크 파트너십' 행사를 개최했다. 메이요 클리닉은 2025년 뉴스위크가 선정한 미국 종합병원 평가에서 1위를 차지한 대표 의료기관으로, 병원 고위급과 지방정부 관계자가 함께 방한한 것은 이례적이다.
이번 방한단은 로체스터 시가 추진 중인 총 50억달러 규모의 노년층 생활환경 개선 프로젝트를 국내 기업에 소개하고 협력 가능성을 타진했다. 미국 내 65세 이상 인구 비중이 2024년 18%에서 30년 뒤 23%까지 확대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로체스터 시는 2026년까지 시범주택 3개 단지를 조성하고 AI·디지털 기술을 접목한 의료·웰니스 인프라를 구축할 계획이다. DMC가 발주를 맡고 메이요 클리닉이 의료서비스 기술 자문을 담당하는 구조다.
행사는 프로젝트 설명회와 함께 국내 AI 기반 디지털 헬스케어 기업 26개사가 참여한 B2B 상담회로 이어졌다. 상담 분야는 △AI 기반 홈 헬스케어 △웰니스 환경 △혁신 설계·엔지니어링 △통합 솔루션·플랫폼 등 네 가지다. 단순 의료기기 수출을 넘어 '생활공간형 헬스케어 솔루션' 협력을 염두에 둔 구성이었다. 종합 홈케어 시스템 기업 브레인테크, AI 음성 기반 장애 선별검사 플랫폼을 보유한 밤볼 등 유망 기업들이 참여했다.
참가 기업들은 최근 미국 의료 분야의 관세·규제 강화 속에서 메이요 클리닉과의 협력이 새로운 돌파구가 될 수 있다는 기대를 내비쳤다. 국내 헬스케어 플랫폼 기업 관계자는 “미국 의료기기 관세 부담이 커진 상황에서 글로벌 최고 병원과의 협력은 기술 신뢰도를 높일 기회”라며 “현지 실증과 레퍼런스 확보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이번 행사는 메이요 클리닉과 DMC가 한국의 AI·디지털 헬스케어 기술력과 정부의 '바이오헬스 글로벌 5대 강국' 전략에 관심을 보이면서 성사됐다. KOTRA는 향후 유망 기업을 대상으로 미국 의료기관과의 후속 매칭, 실증(PoC) 연계, 현지 진출 컨설팅을 단계적으로 지원할 방침이다.
김명희 KOTRA 부사장 겸 산업혁신성장본부장은 “한국 기업은 AI 기반 의료기기와 스마트홈 분야에서 경쟁력을 인정받고 있다”며 “미국 주요 의료기관과의 협력을 통해 시장 진입이 실질적인 계약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후속 지원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안영국 기자 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