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회가 대규모 정보 유출 사태를 야기한 쿠팡을 강도 높게 질타했다. 쿠팡의 '셀프조사' 발표, 허술한 보상안에 거센 비판이 이어졌다. 배경훈 부총리 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은 이번 사태 유출 규모가 3000건이 아닌 '3300만건'이라고 못박았다.
30일 국회에서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주도로 정무위원회, 국토교통위원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 기획재정위원회, 외교통일위원회가 참여하는 '쿠팡 연석 청문회'가 열렸다. 지난 17일 1차 청문회 이후 2주일 만이다.
시작부터 불출석한 김 의장에 대한 비판이 쏟아졌다. 안호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 사건의 최종 책임자이고 실질적인 지배자 김범석 의장은 오늘도 출석하지 않았다”면서 “김 의장이 출석할 때까지 추가 출석을 요구하고, 필요하다면 고발을 포함해 모든 법적 조치를 단호히 취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쿠팡이 자체적으로 발표한 조사 결과에 대해서도 많은 의문이 제기됐다. 앞서 쿠팡은 개인정보 유출자를 특정해 모든 장비를 회수했고 저장된 개인정보는 3000개에 불과하다는 내용의 자체 조사 결과를 밝혔다.
배 부총리는 이 같은 쿠팡 주장에 “동의할 수 없다”면서 “3300만건 이상의 이름, 이메일이 유출됐고 개인정보위와 경찰청, 합동조사단에서 이 사실을 확인했다”고 반박했다. 그는 “쿠팡 측이 합의되지 않은 결과를 사전에 발표했다는 점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표한다”면서 “지극히 악의적인 의도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직격했다. 이에 해롤드 로저스 대표는 국정원 지시에 따른 것이라고 재반박했다. 그는 '국정원과 소통했냐'는 황정아 더불어민주당 의원 질의에 “저희는 피의자와 연락하는 것을 원치 않았으나 여러 차례에 걸쳐 그 기관에서 피의자와 연락하기를 요청했다”고 답했다.
쿠팡이 청문회 하루 전날 발표한 대고객 보상안에도 질타가 이어졌다. 김현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피해 구제를 빙자해서 비인기 서비스를 홍보하고 '탈팡'도 막으려는 것”이라면서 “쿠팡에서 내놓은 것은 오히려 국민들을 기만하고 있다”고 쏘아붙였다.
김 의원이 추가 배상안 마련 여부를 묻자 해롤드 로저스 대표는 “저희 보상안은 1조7000억원에 달한다”며 “이것은 전례가 없는 보상안”이라고 반박했다.
공정당국은 쿠팡에 대한 시장 지배적 지위 부여 가능성을 언급했다. 주병기 공정거래위원장은 “쿠팡의 시장지배적 사업자 여부를 적극 검토할 것이고 지금도 그렇게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정부에서는 배경훈 부총리를 비롯해 주병기 공정위원장, 임광현 국세청장, 이억원 금융위원장, 김종철 방송미디어통신위원장, 유재성 경찰청장 직무대행 등 범정부 대응 TF 소속 부처 수장들이 대거 참석했다. 국토교통부, 외교부, 중소벤처기업부, 고용노동부에서는 차관이 대참했다.
쿠팡 측에서는 해롤드 로저스 임시 대표를 비롯해 총 11명이 증인으로 자리했다. 최고 의사결정권자인 김범석 쿠팡Inc 의장을 비롯해 동생 김유석 부사장, 강한승 전 쿠팡 대표는 불출석했다. 청문회는 31일까지 진행된다.
민경하 기자 maxk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