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축산물 가격 형성 과정에서 유통 단계 비효율이 지적되자 정부가 구조 개선에 나섰다. 도축부터 가공, 판매까지 전 단계를 점검해 가격 전달 구조를 손본다는 구상이다.
농림축산식품부는 13일 '축산물 유통구조 개선 방안'을 발표했다. 한우·돼지·닭고기·계란 전 품목이 대상이다. 산지가격 변동이 소비자 가격에 보다 빠르게 반영되는 구조를 만드는 데 초점을 맞췄다.
도축·가공·판매 일원화와 시설 현대화가 진행됐지만 일부 품목에서는 산지가격 변동이 소비자 가격으로 반영되지 않는 구조가 남아 있었다. 정부는 4대 중점 과제와 10개 세부 과제를 통해 유통 비용을 줄이고 생산비 절감 효과를 소비자 가격으로 연결한다는 계획이다.
한우는 유통 효율화와 사육 방식 전환을 병행한다. 농협 공판장 내 한우 직접 가공 비중을 2030년까지 40% 이상으로 늘리고, 2028년 하반기 가동 예정인 농협 부천복합물류센터를 중심으로 분산된 유통 기능을 통합한다. 상장 수수료와 운반비 등을 줄여 유통 원가를 최대 10% 낮춘다는 목표다.
도매가격과 소매가격 연동도 강화한다. 하나로마트와 한우프라자에 도매가격을 반영한 권장 가격을 제시하고, 하나로마트는 2030년까지 1200곳으로 확대한다. 사육 기간은 평균 32개월에서 28개월로 단축해 생산비를 낮추고, 단기 비육 한우는 별도 브랜드로 유통 체계를 구축한다.
돼지고기는 거래 투명성에 초점을 맞췄다. 도매시장을 2030년까지 12곳 이상으로 늘리고 경매 비율을 10% 이상으로 끌어올린다. 가공업체의 돼지 구입·정산 가격은 조사·공개하고 축산물 유통법 제정을 통해 제도적 근거를 마련한다. 삼겹살은 지방 함량 기준을 조정해 앞삼겹·돈차돌·뒷삼겹으로 구분 유통한다.
닭고기와 계란은 가격 조사 체계를 손본다. 닭고기 소비자 가격 조사는 부분육 중심으로 전환하고, 계란은 특란·대란 가격을 물량 가중 평균 방식으로 산출한다. 계란 거래는 표준거래계약서를 제도화하고 산지가격 발표는 축산물품질평가원으로 일원화한다. 액란 등 가공란 시설 지원을 통해 수급 변동에 대응할 완충 장치도 마련한다.
온라인 거래 확대도 병행한다. 소·돼지 원격 상장과 부분육 경매를 늘리고, 계란은 공판장 중심의 온라인 도매 거래를 확대한다. 축산물 가격 비교 서비스 '여기고기' 참여를 확대해 가격 경쟁을 유도하고 별도 앱 개발도 추진한다.
안용덕 농식품부 축산정책관은 “계란 유통은 생산자가 희망가격을 제시하는 관행이 오래 유지돼 왔다”며 “표준거래와 가격 공개를 통해 비효율을 줄이겠다”고 말했다. 단기 비육 한우에 대해서는 “사육 기간 단축으로 생산비를 낮추면 소득에 불리하지 않다”며 “시장 생태계를 단계적으로 조성하겠다”고 밝혔다.
박효주 기자 phj20@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