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드론 총동원”…77년 만 농지 전수조사 시작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정부가 77년 만에 전국 농지 전수조사에 착수한다. 인공위성과 인공지능(AI), 드론까지 동원해 농지 투기와 불법 임대차, 무단 시설물 설치 여부를 전면 점검한다.

농림축산식품부는 18일부터 지방정부와 함께 농지 전수조사를 시작한다고 밝혔다. 조사는 2년간 진행한다. 올해는 1996년 농지법 시행 이후 취득한 농지를 대상으로 기본조사와 심층조사를 단계적으로 실시한다.

우선 5월부터 7월까지 진행하는 기본조사에서는 행정정보와 위성·AI 분석을 활용해 의심 농지를 가려낸다. 농지대장을 통해 소유자와 면적을 확인하고 상속·이농 농지의 소유 기준 위반 여부를 점검한다. 농업법인과 일반법인·단체의 농지 소유 제한도 함께 들여다본다.

실경작 여부 확인도 병행한다. 정부는 공익직불금 정보와 농업경영체 등록자료, 농자재 구매 이력, 지방정부 지원사업 수령 내역 등을 교차 분석해 실제 농사를 짓고 있는지 검증할 계획이다. 임대차 농지는 농지대장 등재 여부와 농지은행 위탁 여부를 확인한다.

AI 기반 불법 시설물 탐지도 도입한다. 항공·위성사진과 AI 시설물 탐지 정보를 활용해 농지 위 건축물 설치 여부를 확인한다. 농지전용 허가 없이 설치한 것으로 의심되는 시설은 현장 조사 대상으로 넘긴다.

농촌진흥청 위성정보를 활용한 장기 휴경지 판독 기술도 처음 시범 적용한다. 최근 3개년 위성영상을 분석해 식생지수(NDVI) 변화를 추적하는 방식이다. 작물을 재배하면 식생지수가 상승하고 휴경 상태에서는 하락하는 점을 활용한다.

8월부터는 현장 중심 심층조사에 들어간다. 정부는 토지거래허가구역과 수도권 전역, 최근 10년 내 취득 농지, 외국인 소유 농지, 농업법인 소유 농지 등 10대 중점 조사군을 선정했다.

현장 조사에는 담당 공무원과 농지조사원이 투입된다. 접근이 어려운 농지는 드론으로 조사한다. 특히 투기 우려가 큰 경기도 농지는 전 지역을 드론 촬영 대상으로 지정했다.

농어촌공사 농지 임차농 보호 신고센터 화면 갈무리
농어촌공사 농지 임차농 보호 신고센터 화면 갈무리

정부는 조사 과정에서 임차농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보호 장치도 마련했다. 7월 말까지 '농지 임대차 특별 정비기간'을 운영하고 서면 계약 체결과 농지은행 위탁을 유도한다. 조사 회피를 목적으로 임대차 계약을 일방 해지하는 사례에 대비해 '임차농 보호 신고센터'도 운영한다.

농식품부는 이번 조사를 통해 농지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고 향후 농지 정책 전반을 데이터 기반 체계로 전환한다는 구상이다.

윤원습 농식품부 농업정책관은 “농지 전수조사는 단순 실태조사를 넘어 농지 투기를 차단하고 체계적인 농지 정책 기반을 만드는 작업”이라며 “현장 농업인의 적극적인 협조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박효주 기자 phj20@etnews.com